7디아|밥해줘 OOC
[계기]
2081년 6월 3일, 섹터 C 라운지. 7과 나디아는 체스를 두었다. 7이 졌다. 정확히는 세 판 연속으로 졌다. 나디아는 세 번째 체크메이트 이후 평소처럼 아무런 감흥 없이 말을 정리하며 말했다.
Nadia | "Penalty. One week. You cook for me. Three meals a day."(벌칙. 일주일. 네가 내 밥을 해. 하루 세 끼.)
Seven | "I don't cook."(나 요리 안 해.)
Nadia | "That's not my variable."(그건 내 변수가 아니야.)
7은 한참 동안 무너진 자기 킹을 내려다보다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Seven | "Fine. But if you die, it's not my fault."(좋아. 근데 네가 죽으면 내 잘못 아니야.)
DAY 1 — 6월 4일 (수)
아침 07:20 | 섹터 C 라운지 간이 주방
메뉴: 토스트 두 장, 스크램블드 에그, 인스턴트 블랙커피.
토스트는 한쪽이 까맣게 탔고 다른 쪽은 거의 빵 그대로였다. 스크램블드 에그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너무 많이 둘러 가장자리가 튀김처럼 바삭해졌다. 커피는 종이컵에 담겨 나왔다. 7은 접시를 내려놓으며 자신감 있는 표정이었다.
Seven | "Breakfast. Hot, edible, on time. Three out of three."(아침. 뜨겁고, 먹을 수 있고, 정시. 삼 할 삼."
나디아는 포크로 탄 토스트의 검은 부분을 긁어냈다. 떨어진 검은 가루가 접시 위에 쌓였다. 스크램블드 에그를 한 입 넣었다. 씹었다. 삼켰다. 그녀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Nadia | "The eggs have the texture of a kitchen sponge that was briefly introduced to heat. The toast is a study in thermal asymmetry. The coffee is adequate, because you can't ruin water."(달걀은 열에 잠깐 소개된 주방 스펀지 질감이야. 토스트는 열 비대칭의 연구 자료고. 커피는 괜찮아, 물을 망치는 건 불가능하니까.)
Nadia | "Two out of ten."(10점 만점에 2점.)
Seven | "Two? I gave you hot food!"(2점? 뜨거운 밥을 줬잖아!)
Nadia | "Hot is not a flavor."(뜨거운 건 맛이 아니야.)
점심 12:40
메뉴: 베이스 식당에서 가져온 배급용 볶음밥에 7이 간장을 추가한 것.
접시에 담긴 볶음밥은 군용 식당의 대량 조리 특유의 균일한 갈색이었다. 7이 추가한 간장이 한쪽에 웅덩이처럼 고여 있었다. 나디아는 간장 웅덩이를 포크 끝으로 찔렀다.
Nadia | "You poured soy sauce on cafeteria rice and called it cooking."(식당 밥에 간장 부어놓고 요리라고 부른 거야.)
Seven | "I seasoned it. That's a culinary act."(간을 한 거야. 그것도 요리 행위지.)
Nadia | "One point five."(1.5점.)
Seven | "That's lower than breakfast! I improved!"(아침보다 낮잖아! 나아졌는데!)
Nadia | "You regressed. The breakfast at least involved fire."(퇴보했어. 아침은 최소한 불을 사용했잖아.)
저녁 19:15
메뉴: 컵라면 두 개. 나디아 것에는 캡사이신 추출액이 들어 있었다.
7은 끓인 물을 붓고 3분을 정확히 쟀다. 나디아의 컵에 캡사이신 추출액 세 방울을 떨어뜨렸다. 그것이 유일한 개인 맞춤이었다. 나디아는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잠깐 멈췄다.
Nadia | "You remembered the capsaicin."(캡사이신 넣은 건 기억했네.)
Seven | "I'm not an idiot."(바보는 아니니까.)
Nadia | "Debatable. Four."(논쟁의 여지가 있어. 4점.)
Seven | "Oh, the capsaicin bought me two whole points? Good to know what your loyalty costs."(오, 캡사이신 하나로 2점이나 올랐어? 네 충성심의 가격을 알겠네.)
DAY 2 — 6월 5일 (목)
아침 07:05
메뉴: 오트밀, 삶은 달걀, 블랙커피.
오트밀은 물의 양을 잘못 맞춰 죽보다 묽었다. 삶은 달걀은 반으로 갈랐을 때 노른자가 완전히 익어 회색빛이 감돌았다. 7은 어제의 패배에서 배운 듯 플레이팅에 신경을 썼다. 달걀을 접시 중앙에 놓고 오트밀 그릇 옆에 숟가락을 가지런히 배치했다.
Seven | "I watched a video. Apparently oatmeal is healthy."(영상 봤어. 오트밀이 건강에 좋다더라.)
나디아는 오트밀을 숟가락으로 들어 올렸다. 줄줄 흘러내렸다. 그녀는 삶은 달걀의 회색 노른자를 잠시 들여다보았다.
Nadia | "The oatmeal is closer to a suspension than a food. The egg yolk oxidized. You boiled it for at least fourteen minutes."(오트밀은 음식보다는 현탁액에 가까워. 노른자가 산화됐어. 최소 14분은 삶았지.)
Seven | "I was being thorough."(꼼꼼하게 한 거야.)
Nadia | "Three."(3점.)
Seven | "Up from yesterday morning. Trend is positive."(어제 아침보다 올랐네. 추세가 긍정적이야.)
Nadia | "Don't apply gambling logic to cooking."(도박 논리를 요리에 적용하지 마.)
점심 13:10
메뉴: 참치 샌드위치. 통조림 참치, 식빵, 마요네즈.
빵 사이로 참치가 삐져나와 있었고, 마요네즈가 한쪽에 편중되어 있었다. 단면이 고르지 않았다. 그러나 먹을 수는 있었다. 나디아는 한 입 베어 물고, 씹고, 삼켰다.
Nadia | "Acceptable caloric delivery. The mayo distribution is asymmetric, which creates an inconsistent flavor profile per bite."(수용 가능한 칼로리 전달. 마요네즈 분포가 비대칭이라 한 입마다 맛 프로필이 달라져.)
Seven | "You're reviewing a tuna sandwich like it's a lab report."(참치 샌드위치를 실험 보고서처럼 평가하고 있네.)
Nadia | "Five."(5점.)
7은 눈을 깜빡였다. 두 번.
Seven | "Five? That's the highest score I've ever gotten from you. In anything."(5점? 네가 나한테 준 점수 중 가장 높은 거야. 모든 분야 통틀어서.)
Nadia | "The bar was underground. You reached ground level."(기준선이 지하에 있었어. 넌 지상에 도달한 거야.)
저녁 20:30
메뉴: 볶음면. 양배추, 달걀, 간장, 캡사이신.
7은 진지한 표정으로 프라이팬 앞에 서 있었다. 면을 삶고, 양배추를 대충 찢어 넣고, 달걀을 풀어 넣었다. 간장과 캡사이신을 직접 맛보며 농도를 조절했다. 그의 혀가 캡사이신에 닿자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참았다. 완성된 면은 약간 불어 있었으나 맛은 어제의 어떤 것보다 나았다.
Nadia | "The noodles are overcooked by approximately ninety seconds. But the seasoning ratio is within acceptable parameters."(면이 약 90초 정도 과조리됐어. 하지만 양념 비율은 수용 가능한 파라미터 안에 있어.)
Nadia | "Five point five."(5.5점.)
Seven | "Half points exist now?"(0.5점도 존재하는 거였어?)
Nadia | "I created the scale. I decide the granularity."(내가 만든 척도야. 세분성은 내가 정해.)
DAY 3 — 6월 6일 (금)
아침 06:50
메뉴: 프렌치 토스트, 바나나 슬라이스, 커피.
7은 새벽 5시에 일어나 데이터 패드로 프렌치 토스트 레시피를 검색했다. 달걀과 우유를 섞어 빵을 적시고,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여 구웠다. 첫 장은 태웠다. 두 번째 장은 성공했다. 세 번째 장은 완벽에 가까웠다. 그는 태운 첫 장을 자기가 먹고 나머지 두 장을 나디아에게 주었다. 바나나는 동그랗게 잘라 위에 올렸다.
나디아는 포크로 프렌치 토스트를 잘랐다. 단면이 고르게 익어 있었다. 달걀물이 빵 안쪽까지 스며든 것이 보였다. 한 입 넣었다. 버터의 고소함과 달걀의 부드러움이 혀에 닿았다. 바나나의 단맛이 뒤따랐다. 나디아는 단것을 싫어했다.
Nadia | "Sweet."(달아.)
Seven | "Yeah. That's how normal people eat breakfast."(그래. 정상적인 사람들은 그렇게 아침을 먹어.)
Nadia | "I'm not normal people."(난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야.)
Seven | "I know. Eat it anyway."(알아. 그래도 먹어.)
나디아는 바나나를 접시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토스트만 먹었다. 전부.
Nadia | "Six. The toast itself was competent. The banana was an unwelcome variable."(6점. 토스트 자체는 능숙했어. 바나나는 불필요한 변수였어.)
7은 그녀가 밀어낸 바나나 슬라이스를 자기 입에 넣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점심 — 결석
작전 브리핑이 12시에 잡혀 7은 점심을 준비하지 못했다. 대신 섹터 D로 향하는 나디아의 동선에 맞춰 보급 창고에서 빼온 에너지 바 두 개와 캡사이신 소스 패킷을 그녀의 실험실 출입문 앞에 놓아두었다. 메모가 붙어 있었다.
"에너지 바에 캡사이신 뿌리면 먹을 만할 거야. 아마. 점심 대체분. — 7"
나디아는 그것을 발견하고 15초간 서 있었다. 에너지 바를 집었다. 캡사이신 소스를 뿌렸다. 한 입 베어 물었다. 삼켰다.
나중에 7이 물었다.
Seven | "How was it?"(어땠어?)
Nadia | "Not food. Three. For the logistical effort, not the taste."(음식이 아니야. 3점. 맛이 아니라 물류 노력에 대한 점수야.)
저녁 19:50
메뉴: 마라탕 (재현 시도). 베이스 식당의 육수에 두부, 버섯, 배추, 고추기름, 화자오, 캡사이신.
7은 9에게 고추기름과 화자오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물었고, 9는 별 생각 없이 완차이 남쪽 시장의 이름을 알려줬다. 7은 퇴근 후 직접 가서 사왔다. 육수에 재료를 전부 넣고 끓였다. 냄새는 좋았다. 국물은 붉고 기름이 떠 있었으며, 화자오의 마비감이 혀를 찔렀다. 두부가 약간 부서져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이틀 전까지의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나디아는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었다. 화자오의 마비감이 먼저 왔고, 캡사이신의 열감이 뒤따랐다. 그녀의 화학적으로 무뎌진 미각이 반응했다. 젓가락을 집었다. 버섯을 먹었다. 두부를 먹었다. 배추를 먹었다.
Seven | "You're eating without commenting. Should I call a medic?"(평 안 하고 먹고 있네. 군의관 부를까?)
Nadia | "I'm collecting sufficient data points before issuing a score."(점수 부여 전에 충분한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 중이야.)
Nadia | "Seven."(7점.)
Seven | "Seven! My own number. That feels symbolic."(7점! 내 번호잖아. 상징적인 느낌인데.)
Nadia | "It's not symbolic. The Sichuan pepper is slightly excessive, and the tofu structural integrity failed. Otherwise the heat profile is aligned with my sensory threshold."(상징적인 게 아니야. 화자오가 약간 과하고 두부의 구조적 무결성이 실패했어. 그 외에 열감 프로필은 내 감각 역치에 부합해.)
그녀는 국물을 전부 비웠다. 7은 빈 그릇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입꼬리만 한쪽으로 올라갔다.
DAY 4 — 6월 7일 (토)
아침 08:30
메뉴: 달걀죽(중식 콘지), 유조(油條, 중국식 꽈배기), 캡사이신.
유조는 완차이 새벽 시장에서 사온 것이고 죽은 직접 끓였다. 쌀을 불리는 시간이 부족해 알갱이가 남아 있었지만, 참기름과 소금의 균형은 나쁘지 않았다. 나디아는 유조를 죽에 찍어 먹었다. 캡사이신 세 방울을 떨어뜨린 뒤.
Nadia | "The rice didn't fully break down. You needed another forty minutes of simmering."(쌀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어. 40분 더 끓여야 했어.)
Seven | "I woke up at five thirty for this."(이것 때문에 다섯 시 반에 일어났어.)
Nadia | "Your sacrifice doesn't alter the viscosity."(네 희생이 점도를 바꾸지는 않아.)
Nadia | "Six point five. The youtiao compensated."(6.5점. 유조가 보완했어.)
Seven | "The youtiao I bought. From a professional. So my only contribution that worked is shopping."(내가 산 유조. 전문가한테. 그러니까 내가 성공한 유일한 기여는 장보기라는 거네.)
Nadia | "Procurement is a valid operational skill."(조달은 유효한 작전 기술이야.)
점심 13:00
메뉴: 김치볶음밥. 9가 한국에서 공수해온 김치를 허락 없이 사용.
7은 9의 개인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냈다. 밥과 함께 볶고, 달걀 프라이를 올렸다. 참기름을 둘렀다. 김치의 발효 산미와 캡사이신의 열감이 합쳐져 나디아의 미각 역치를 정확히 자극하는 조합이 되었다. 달걀 프라이의 노른자는 반숙이었다.
나디아는 노른자를 터뜨리지 않고 밥과 분리해서 먹었다. 김치를 씹을 때 그녀의 동공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7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Seven | "Your pupils just moved."(동공이 방금 움직였어.)
Nadia | "Involuntary response to the capsaicin content in the kimchi. Not a commentary on your cooking."(김치 속 캡사이신 함량에 대한 불수의적 반응이야. 네 요리에 대한 평가가 아니야.)
Nadia | "Seven point five."(7.5점.)
오후에 9가 냉장고를 열고 절규했다.
Nine | "WHO THE FUCK TOUCHED MY KIMCHI?! That's from Gwangju! My mom sent that from GWANGJU!"(누가 씨발 내 김치 건드렸어?! 그거 광주에서 온 거야! 우리 엄마가 광주에서 보내준 거라고!)
7은 라운지 반대편에서 카드를 섞으며 휘파람을 불었다.
저녁 — 외식
7은 요리를 포기하고 나디아를 완차이 시장 뒷골목의 태국 음식점에 데려갔다. 좁은 가게에 플라스틱 의자 네 개가 전부였고, 주인이 직접 웍을 흔들었다. 7은 팟타이를, 나디아는 똠양꿍을 시켰다. 캡사이신 추출액을 따로 넣었다.
Seven | "This counts. I'm paying. Financial contribution is a form of cooking."(이것도 인정이야. 내가 내잖아. 경제적 기여도 요리의 한 형태야.)
Nadia | "By that logic, any ATM is a chef."(그 논리라면, 모든 ATM은 요리사야.)
Seven | "Score."(점수.)
Nadia | "I'm scoring you, not the restaurant."(내가 채점하는 건 너지, 식당이 아니야.)
Seven | "Then score me."(그럼 나한테 점수 줘.)
Nadia | "Two. For attempting to cheat."(2점. 부정행위 시도에 대해.)
Seven | "Come on."(에이.)
Nadia | "The soup is eight point five. You are two."(수프는 8.5점. 넌 2점.)
DAY 5 — 6월 8일 (일)
아침 07:40
메뉴: 에그 베네딕트 (시도). 잉글리시 머핀, 수란, 홀랜다이즈 소스(실패).
7은 전날 밤 두 시간 동안 홀랜다이즈 소스 영상을 반복 시청했다. 새벽에 일어나 달걀 노른자와 버터, 레몬즙을 중탕했다. 소스가 분리됐다. 버터 기름이 위에 뜨고 노른자 알갱이가 바닥에 가라앉은, 누렇고 불균일한 액체가 되었다. 수란은 냄비 안에서 흰자가 풀어져 해파리처럼 퍼졌다.
7은 접시를 내려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Seven | "Don't say anything."(아무 말도 하지 마.)
나디아는 분리된 소스를 포크로 저었다. 수란의 잔해를 관찰했다.
Nadia | "The emulsion broke. You either added the butter too fast or the temperature exceeded sixty degrees."(유화가 깨졌어. 버터를 너무 빨리 넣었거나 온도가 60도를 넘겼거나.)
Seven | "I said don't say anything."(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잖아.)
Nadia | "Three. But the attempt complexity warrants an addendum. Adjusted: four point five."(3점. 하지만 시도의 복잡도를 고려하면 부록이 필요해. 조정치: 4.5점.)
Seven | "You just gave me a pity score."(지금 동정 점수 준 거야.)
Nadia | "I gave you a complexity-weighted adjustment. Pity is not in my operational vocabulary."(복잡도 가중 조정치를 준 거야. 동정은 내 운용 어휘에 없어.)
7은 실패한 홀랜다이즈 소스를 싱크대에 버리며, 등 뒤로 중얼거렸다.
Seven | "六蛋六蛋, 搞咩啊."(달걀아 달걀아, 뭐 하는 거야.)
점심 12:20
메뉴: 볶음 우동. 양배추, 당근, 간장, 굴소스, 캡사이신.
이제 7의 프라이팬 기술이 안정화되었다. 면을 덜 삶고, 불 조절에 신경 썼다. 야채를 먼저 볶고 면을 나중에 넣었다. 굴소스의 감칠맛이 간장과 섞여 괜찮은 풍미를 냈다. 캡사이신은 나디아가 직접 넣었다.
Nadia | "Adequate wok control. The carrots are still slightly raw, but the noodle texture is correct."(웍 조절 적절해. 당근이 아직 약간 날것이지만, 면의 질감은 맞아.)
Nadia | "Six point five."(6.5점.)
Seven | "Stable mid-range. I'll take it."(안정적 중위권. 받아들이지.)
저녁 19:00
메뉴: 카레라이스. 시판 카레 루, 감자, 당근, 양파, 닭고기, 캡사이신.
7은 카레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다. 루를 넣고 끓이면 되니까. 감자와 당근은 크기가 고르지 않았고, 닭고기는 약간 질겼지만 카레 소스가 모든 것을 덮어주었다. 캡사이신을 넉넉히 넣어 매운 카레가 되었다. 나디아는 밥 위에 카레를 부어 먹었다. 감자를 먼저 골라 먹고, 당근을 접시 가장자리로 밀어냈다.
Seven | "You don't eat carrots?"(당근 안 먹어?)
Nadia | "I eat carrots. These are cut too large. The heat penetration is uneven."(당근 먹어. 이건 너무 크게 잘라서. 열 침투가 불균일해.)
그녀는 그럼에도 접시를 비웠다. 당근을 제외하고.
Nadia | "Seven."(7점.)
Seven | "Again my number."(또 내 번호네.)
Nadia | "Coincidence."(우연이야.)
DAY 6 — 6월 9일 (월)
아침 06:40
메뉴: 러시안 블리니(시도). 밀가루, 달걀, 우유, 버터. 사워크림 대용으로 플레인 요구르트.
7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러시아 팬케이크를 검색했다. 새벽 네 시에 반죽을 만들었다. 첫 장은 프라이팬에 달라붙었다. 두 번째 장은 가운데만 익었다. 세 번째 장부터 얇고 고른 원형이 나왔다. 일곱 장을 부쳐 접시에 쌓았다. 사워크림이 없어서 보급 창고의 플레인 요구르트를 옆에 놓았다.
나디아는 접시를 보고 멈췄다. 5초. 그녀의 손가락이 테이블 모서리를 두드리는 박자가 느려졌다.
Nadia | "These are blini."(이거 블리니잖아.)
Seven | "Yeah."(응.)
Nadia | "Why."(왜.)
Seven | "You eat spicy and sour. Blini with sour cream. Seemed logical."(넌 맵고 신 걸 먹으니까. 블리니에 사워크림. 논리적이라고 생각했어.)
나디아는 블리니를 하나 집어 요구르트를 얹었다. 접어서 입에 넣었다. 씹었다. 블리니는 완벽하지 않았다. 가장자리가 약간 두꺼웠고, 요구르트는 사워크림의 농도에 못 미쳤다. 하지만 밀가루 반죽이 혀에 닿는 그 질감은 정확히 블리니의 것이었다.
그녀는 두 번째를 집었다. 세 번째를 집었다. 네 번째.
Seven | "You're not scoring."(점수 안 매기고 있네.)
Nadia | "I'm eating."(먹고 있어.)
일곱 장을 전부 비웠다. 요구르트 그릇도 비었다. 나디아는 포크를 내려놓고 2초간 빈 접시를 보았다.
Nadia | "The thickness was inconsistent. The first three were inferior. The sour cream substitute is inadequate. The flour ratio needs adjustment."(두께가 일정하지 않았어. 처음 세 장은 열등했고. 사워크림 대용품은 부적절해. 밀가루 비율도 조정이 필요해.)
Nadia | "Eight."(8점.)
7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빈 접시와, 그 접시 위에 놓인 포크의 각도를 보았을 뿐. 전부 비운 뒤에 지적 사항을 나열하는 순서. 그녀만의 감사 방식이었다.
점심 12:55
메뉴: 보르시치(시도). 비트, 감자, 양배추, 당근, 양파, 토마토 페이스트, 사워크림 대용 요구르트.
7은 오전 내내 섹터 C 주방을 점령했다. 비트가 손에 물들어 손가락이 보라색이 되었다. 냄비를 저으며 데이터 패드의 레시피를 계속 확인했다. 4가 주방을 지나가다 보라색 손가락의 7을 보고 멈췄다. 4가 보라색 손가락으로 양배추를 써는 7을 3초간 관찰했다. 그의 연한 청록색 눈동자가 한 번 깜빡였다.
Four | "What the fuck happened to your hands."(네 손에 무슨 씨발 짓을 한 거야.)
Seven | "Cooking."(요리.)
Four | "You don't cook."(넌 요리 안 하잖아.)
Seven | "I do now."(이제 해.)
Four | "Scheißegal. Clean the counter when you're done. There's beet juice everywhere. It looks like a crime scene."(알 바 아니고. 끝나면 조리대 닦아. 비트즙이 사방에 있어. 범죄 현장 같잖아.)
4는 조리대 위의 비트 얼룩을 손끝으로 찍어보다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닦고 나갔다. 7은 신경쓰지 않았다.
보르시치는 두 시간 반이 걸렸다. 비트의 진한 자줏빛이 국물 전체를 물들였고, 양배추와 감자가 뭉근하게 풀렸다. 토마토 페이스트의 산미가 비트의 흙 내음과 섞여 나디아의 미각 역치를 건드리는 조합이 되었다. 요구르트를 한 숟가락 얹어 내놓았다.
나디아는 숟가락을 들었다. 국물을 떠서 입에 넣었다. 삼 초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비트의 흙냄새와 양배추의 부드러운 섬유질, 토마토의 산미. 사워크림이 아닌 요구르트의 얇은 유산균 향이 위에 떠 있었지만, 그 아래의 구조는 보르시치였다. 정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틀리지도 않았다.
두 번째 숟가락. 세 번째. 감자를 으깨며 국물에 섞었다. 양배추를 건져 먹었다.
Seven | "You're quiet."(조용하네.)
Nadia | "I'm processing."(처리 중이야.)
Seven | "That's what you say when you don't want to admit something tastes good."(맛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을 때 하는 말이잖아 그거.)
나디아는 대답하지 않고 국물을 한 숟가락 더 떴다. 그릇을 비웠다. 비트즙이 입술 가장자리에 남아 있었고 그녀는 손등으로 닦았다.
Nadia | "The acid balance is off by about twelve percent. The potato was cut too irregularly. The beet was slightly overcooked, which muted the earthy undertone."(산도 균형이 약 12퍼센트 어긋나. 감자는 너무 불규칙하게 잘렸고. 비트가 살짝 과조리돼서 흙 내음의 저음이 약해졌어.)
Nadia | "Eight point five."(8.5점.)
7의 손이 조리대 위에서 멈췄다.
Seven | "Say that again."(다시 말해봐.)
Nadia | "I don't repeat scores."(점수는 반복하지 않아.)
Seven | "You just gave me a higher score than the Thai restaurant."(방금 태국 음식점보다 높은 점수를 줬잖아.)
Nadia | "The Thai restaurant didn't attempt borscht with beet-stained hands at five in the morning."(태국 식당은 새벽 다섯 시에 비트 묻은 손으로 보르시치를 만들지 않았으니까.)
7은 보라색 손가락을 펼쳐 보았다. 비트즙이 손톱 밑까지 스며들어 있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웃었다. 나디아는 빈 그릇 안쪽에 남은 자줏빛 국물의 잔상을 보았다.
저녁 19:30
메뉴: 마파두부. 두부, 다진 돼지고기, 두반장, 화자오, 캡사이신, 파.
7은 사흘 전 마라탕에서 배운 화자오의 마비감을 발전시켰다. 두반장을 기름에 볶아 향을 내고, 다진 고기를 넣어 수분이 빠질 때까지 저었다. 두부는 끓는 물에 데쳐 부서지지 않게 처리했다. 누군가에게 물었거나, 영상을 여러 번 돌려봤거나, 아니면 둘 다였다. 완성된 마파두부는 붉은 기름 위에 하얀 두부가 떠 있었고, 화자오의 검은 알갱이가 군데군데 박혀 있었다.
나디아는 두부를 숟가락으로 떴다. 두반장의 짠맛과 화자오의 마비감이 동시에 혀를 덮었고, 뒤이어 캡사이신의 열감이 올라왔다. 무뎌진 미각이 세 가지 자극에 순차적으로 반응했다.
Nadia | "The doubanjiang is slightly over-reduced. But the numbing-to-heat ratio is better than the mala tang."(두반장이 약간 과하게 졸여졌어. 하지만 마비감 대 열감 비율은 마라탕보다 나아.)
Nadia | "Eight."(8점.)
Seven | "Down from lunch."(점심보다 떨어졌네.)
Nadia | "The borscht had a complexity bonus."(보르시치에는 복잡도 보너스가 있었어.)
DAY 7 — 6월 10일 (화)
아침 07:00
메뉴: 블리니 (2차 시도), 사워크림(진짜), 훈제 연어 슬라이스, 블랙커피, 캡사이신.
7은 전날 밤 완차이 수입 식료품점에서 사워크림을 샀다. 가격표를 뜯어냈지만, 수입품이 싸지 않다는 것은 그의 지갑이 증명했다. 블리니는 6일 차의 경험이 축적되어 첫 장부터 얇고 고른 원형이었다. 열두 장을 부쳤다. 접시에 가지런히 쌓고, 사워크림을 별도 그릇에, 훈제 연어를 옆에 배치했다.
나디아는 접시를 보고 7초간 서 있었다. 6일 차의 5초보다 길었다. 사워크림의 흰색과 연어의 주황빛, 블리니의 황금색이 접시 위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녀는 의자에 앉았다. 블리니를 집었다. 사워크림을 올렸다. 이번에는 진짜였다. 유지방의 밀도와 발효된 산미가 혀에 닿았을 때 요구르트와의 차이가 즉각적으로 식별되었다. 연어를 올려 접었다.
씹었다. 삼켰다.
Seven | "Well?"(어때?)
나디아는 두 번째를 집었다. 세 번째. 네 번째. 사워크림의 양을 조절해가며, 연어를 올렸다 빼며, 조합을 바꿔가며 먹었다. 7은 커피를 마시며 그녀가 먹는 순서를 지켜보았다. 팔 번째 장에서 나디아는 캡사이신을 사워크림에 직접 섞었다. 아홉 번째 장에서 연어 없이 캡사이신 사워크림만 올렸다. 열 번째. 열한 번째.
열두 장을 전부 비웠다.
Seven | "You ate all twelve."(열두 장 다 먹었네.)
Nadia | "The sample size required comprehensive testing."(샘플 사이즈상 포괄적 시험이 필요했어.)
Seven | "Score."(점수.)
나디아는 빈 접시를 2초간 보았다. 사워크림 그릇도 비어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테이블 모서리를 두 번 두드렸다.
Nadia | "Nine."(9점.)
Seven | "...Nine?"(...9점?)
Nadia | "The thickness uniformity improved by eighty percent compared to the first attempt. The sour cream is authentic. The smoked salmon adds an umami layer that complements the fermented acid profile."(두께 균일도가 첫 시도 대비 80퍼센트 개선됐어. 사워크림은 진짜야. 훈제 연어가 발효 산미 프로필을 보완하는 감칠맛 층을 더해.)
Nadia | "One point was deducted because you didn't make the sour cream yourself."(사워크림을 직접 만들지 않아서 1점 감점했어.)
Seven | "You want me to ferment cream now? I'm a soldier, not a dairy farmer."(이제 크림을 발효시키라고? 난 군인이지 낙농업자가 아니야.)
Nadia | "Then nine is your ceiling."(그러면 9점이 네 상한선이야.)
점심 13:15
메뉴: 단 판 (蛋飯). 달걀, 간장, 굴소스, 파, 밥, 캡사이신. 홍콩식 달걀밥.
7은 마지막 점심으로 가장 단순한 것을 골랐다. 달걀 세 개를 풀어 간장과 굴소스를 넣고, 뜨거운 프라이팬에 밥과 함께 볶았다. 파를 송송 썰어 마지막에 뿌렸다. 캡사이신 소스를 옆에 놓았다. 완성까지 8분.
Seven | "Last lunch. Kept it simple."(마지막 점심. 단순하게 했어.)
나디아는 한 숟가락 먹었다. 밥알에 달걀이 고르게 코팅되어 있었고, 간장의 짠맛과 굴소스의 감칠맛이 적절했다. 파의 향이 위에 떠 있었다. 화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맛이 잡혀 있었다.
Nadia | "Simple. Effective. No critical flaw."(단순해. 효과적이야. 치명적 결함 없어.)
Nadia | "Seven point five."(7.5점.)
Seven | "Higher than day-three stir fry. Progress."(3일차 볶음면보다 높네. 발전이야.)
Nadia | "Your wok skills have reached a functional plateau. The marginal improvement rate will slow from here."(네 웍 기술이 기능적 정체기에 도달했어. 여기서부터 한계 개선률은 둔화될 거야.)
Seven | "You're giving me a performance review for scrambled eggs on rice."(달걀밥에 대해 인사 평가를 내리고 있는 거야.)
저녁 20:00
메뉴: 탄두리 치킨 (시도), 난 (시판), 라이타 (요구르트+캡사이신+오이), 바스마티 라이스.
마지막 저녁이었다. 7은 정오부터 준비했다. 요구르트에 가람 마살라, 강황, 캡사이신, 마늘, 생강을 섞어 치킨을 재웠다. 네 시간. 오븐에 구웠다. 시판 난을 데웠다. 라이타는 요구르트에 오이를 갈아 넣고 캡사이신을 추가한, 사실상 나디아 맞춤 조합이었다. 바스마티 라이스는 냄비에 끓여 찼다.
치킨이 오븐에서 나왔을 때 향신료의 향이 섹터 C 라운지 전체를 채웠다. 8이 냄새를 맡고 들어왔다.
Eight | "Whoa! What's that smell? Are we having a party? Can I have some?"(우와! 이 냄새 뭐야? 파티하는 거야? 나도 먹어도 돼?)
Seven | "No."(안 돼.)
Eight | "Come on! Just one piece!"(에이! 한 조각만!)
Seven | "It's not for you. Get out."(네 거 아니야. 나가.)
8은 억울한 표정으로 치킨을 바라보다가 나디아와 눈이 마주쳤다. 나디아의 흰 눈동자가 8을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Eight | "Right. Not for me. Got it. Leaving now. Bye."(맞아. 내 거 아니지. 알았어. 지금 나갈게. 빠이.)
8이 서둘러 나간 뒤, 7은 접시를 내려놓았다. 치킨은 겉이 숯빛으로 그을려 있었고, 안쪽은 요구르트 마리네이드 덕에 부드러웠다. 향신료의 복합적 열감이 먼저 코를 찌르고, 입에 넣으면 강황의 쓴맛, 가람 마살라의 온기, 캡사이신의 직접적 열감이 순차적으로 전개되었다.
나디아는 치킨을 뜯었다. 뼈에서 살이 깨끗하게 분리되었다. 난을 찢어 라이타에 찍었다. 바스마티 라이스 위에 치킨 국물을 끼얹었다. 7은 맞은편에 앉아 자기 접시의 치킨을 먹으며 그녀를 보았다.
나디아는 닭다리 하나를 깨끗이 발라냈다. 가슴살 한 조각을 먹었다. 난을 세 번 더 찢었다. 밥을 비웠다. 뼈만 남은 접시를 내려다보았다.
Seven | "Last meal. Last score."(마지막 식사. 마지막 점수.)
나디아는 손을 닦았다. 손소독제를 꺼내 양손에 문질렀다. 에탄올 냄새가 향신료 위로 떠올랐다. 그녀는 접시 위의 깨끗하게 발린 뼈를 보다가 7을 보았다.
Nadia | "The marination time was adequate. The spice layering shows deliberate calibration to my sensory profile. The naan is store-bought, which is a deduction. The raita was customized. The rice was competent."(마리네이드 시간은 적절했어. 향신료 층위가 내 감각 프로필에 맞춘 의도적 조정을 보여줘. 난은 시판이라 감점이야. 라이타는 맞춤형이었어. 밥은 무난했고.)
Nadia | "Nine."(9점.)
Seven | "Same as breakfast. So that's my ceiling."(아침이랑 같네. 그러니까 그게 내 상한선이라.)
Nadia | "I told you. Nine is your ceiling."(말했잖아. 9점이 네 상한선이라고.)
7은 등받이에 기댔다. 일주일간 새벽에 일어나고, 레시피를 외우고, 손에 비트를 물들이고, 9의 김치를 훔치고, 4에게 욕먹고, 8을 쫓아낸 시간의 총합이 그 숫자 두 개에 담겨 있었다. 9점. 그의 상한선.
Seven | "Fine. What's the ten reserved for?"(좋아. 그럼 10점은 뭐에 남겨둔 건데?)
나디아의 손가락이 테이블 모서리에서 멈췄다. 1초.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라이타 그릇에 남은 캡사이신 요구르트를 손가락 끝으로 찍어 입에 넣었다. 질문을 들었고 답을 알았지만 말하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의 침묵이었다.
7은 더 묻지 않았다. 그는 빈 접시들을 모아 싱크대로 가져갔다. 물을 틀었다. 일주일 전에는 설거지를 하지 않았을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