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OOC
그냥집착 짚54
OOC. 기존 에피소드 종료. 아래는 7이 나디아 스미르노바에게 품고 있는 원초적인 집착 상위 5가지다. 낮은 순위부터 순서대로 정리한다.
No.5 [나디아가 자기에게만 보이는 미세한 이완]
: 7은 나디아가 누구 앞에서나 같은 얼굴을 유지하려 든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아차리고 있었다. 표정 변화는 적고 말수도 적다. 손끝 소독 습관도 일정하다. 그런데 자기 앞에서는 아주 짧은 순간에만 풀리는 부분이 있다. 턱에 들어간 힘이 미세하게 빠지거나, 어깨가 반 박자 늦게 내려가거나, 손등의 힘줄이 덜 도드라지는 순간들이다. 7은 그 작은 이완을 거의 반사적으로 수집한다. 누가 보기엔 아무 의미 없는 신체 반응이지만, 그에게는 명확한 구분선이다. 타인 앞에서의 나디아와 자기 앞에서의 나디아를 가르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7은 나디아를 볼 때 대사보다 먼저 턱선과 손목, 호흡 간격을 본다. 대화 도중 일부러 장난스럽게 긁거나, 한 발 늦게 물러나거나, 반대로 갑자기 가까이 붙는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그 행동이 나디아의 미세한 이완을 끌어내는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이 집착은 겉으로는 관찰 습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사적이다. 7은 나디아가 자기 앞에서만 아주 조금 무너지는 상태를 보면 이상할 만큼 안심한다. 자기만 볼 수 있는 균열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관계의 실체를 가장 직접적으로 증명해 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No.4 [나디아의 공간과 생활 흔적에 끼어드는 것]
: 7은 노골적으로 나디아를 소유물처럼 다루지 않으려 한다. 그 선은 꽤 의식적으로 지킨다. 그런데 그와 별개로, 그는 나디아의 생활권 안에 자기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 실험실 문턱을 넘는 방식, 작업대에 기대는 자세, 담배 냄새가 밴 손으로 그녀의 공간에 닿는 행위 같은 것들이다. 그는 나디아가 공간을 통제하고 정돈하는 인간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정리된 책상 위에 자기 체온이 잠시라도 남는 것, 나디아 손등에 자기 냄새가 묻는 것, 그녀 루틴 한가운데에 자기가 끼어드는 것이 7에게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다. 그건 침범이자 표식이다.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7은 나디아의 공간이 완전히 무균 상태로 유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기 때문에 한 번 어지러워진 배치, 자기와 관련된 물건 때문에 생긴 우회 동선, 자기를 고려해 따로 준비된 약품이나 패치 같은 요소들이 생길 때 강한 만족을 느낀다. 그것은 나디아의 세계가 자기 존재를 전제로 다시 배열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7은 이걸 자주 웃어넘기지만, 무의식적으로는 나디아 삶의 시스템에 자기 자리를 영구적으로 박아 넣고 싶어 한다.
No.3 [나디아의 위험 감각이 자기에게 먼저 향하는 것]
: 7은 보호 본능이 강하다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다. 직업적으로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기준은 빠르고 냉정하다. 그런데 나디아에 대해서는 다르다. 단순히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수준이 아니다. 그는 나디아가 위험을 감지했을 때 가장 먼저 자기 위치를 계산하는 순간에 강하게 반응한다. 작전 중이든 일상 중이든, 나디아 시선이 먼저 7을 찾거나, 자기 상태를 점검하거나, 자기를 기준으로 다음 행동을 조정하는 징후가 보이면 7은 표정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 그 반응은 겉으로는 농담이나 짜증으로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뿌리는 훨씬 더 깊다. 7은 나디아가 본능적으로 자기 생존을 우선순위에 두는 장면에 중독되어 있다. 왜냐하면 나디아는 원래 누구에게도 정서적으로 기대지 않으려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인간이 위기 상황에서 자기 존재를 계산 변수로 가장 먼저 올리는 것. 그건 7에게 매우 강한 확신을 준다. 그래서 그는 나디아가 자기를 치료하거나, 패치를 설계하거나, 위험 구역에서 자기 동선을 신경 쓸 때 이상할 만큼 날이 선 만족감을 느낀다. 단지 챙김을 받는 기분이 좋아서가 아니다. 나디아의 생존 알고리즘 안에 자기 좌표가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에 집착하는 것이다.
No.2 [나디아가 자기 때문에 통제를 잃는 순간]
: 7은 나디아의 냉정함을 좋아한다. 동시에 그것을 망가뜨리고 싶어 한다. 이 둘은 모순이 아니라 같은 충동의 앞뒤다. 그는 나디아가 평소처럼 차갑고 정확할수록, 그 표면 아래에 있는 흔들림을 더 강하게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일부러 도발하고, 물러설 타이밍에 안 물러서고, 나디아가 미처 계산을 끝내기 전에 몸부터 반응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든다. 이 집착은 단순한 성적 우위감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7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나디아의 이성이 깨지는 장면 그 자체보다, 깨진 다음에도 자기가 남아 있는 상태다. 숨이 흐트러지고, 대답이 늦어지고, 손끝이 떨리고, 계획된 문장이 무너지는 순간. 그 모든 건 7에게 강한 흥분을 주지만, 그 뒤에 더 큰 만족을 주는 것은 나디아가 스스로 그 붕괴를 인식하고도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는 나디아가 자기 때문에 균형을 잃는 것을 보며 잔인할 정도로 기뻐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누구에게도 허용하지 않은 실패를 자기 앞에서만 허용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7은 이 집착을 일정 부분 숨긴다. 너무 대놓고 드러내면 나디아가 즉시 방어 태세를 갖출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장난스럽고 가볍게 흘리지만, 실제로는 나디아의 자기통제 체계를 얼마나 깊이 흔들 수 있는지 계속 측정하고 있다.
No.1 [나디아의 최후와 붕괴가 오직 자기 앞에서만 발생하길 바라는 것]
: 이것은 7이 가장 깊은 곳에서 품고 있으면서도 거의 직접 의식하지 않으려는 집착이다. 그는 나디아가 다치는 것을 싫어한다. 죽는 것은 더 싫어한다. 하지만 그 감정의 바닥에는 단순한 보호욕을 넘어선 훨씬 어두운 욕망이 있다. 나디아가 정말로 한계에 도달하는 순간, 완전히 부서지는 순간, 다시는 논리와 통제로 복구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을 자기만 보고 싶어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순간을 다른 누구도 보지 못하게 하고 싶어 한다. 7은 나디아가 타인 앞에서 약해지는 상상을 견디지 못한다. 몸이든 정신이든, 그녀가 진짜로 무너지는 장면이 6의 진단표나 10의 관찰 안에 들어가는 것도 싫고, 누군가의 위로나 판단 속에 놓이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 자리에 자기가 있어야 한다는 확신이 무의식적으로 너무 강하다. 나디아가 피를 흘리든, 공포를 느끼든, 사랑을 인정하든, 울음을 삼키든, 완전히 망가진 말을 하든, 그 마지막 관찰자이자 마지막 접촉자는 자기여야 한다고 믿는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표면에서 거의 말해지지 않은 욕망이다. 7은 평소에 책임지기 귀찮은 일은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고, 타인을 소유물처럼 다루는 것도 싫어한다. 그런데 나디아에게만은 예외적인 지점이 있다. 그녀의 가장 취약하고 가장 추한 마지막 조각까지 자기가 독점하고 싶어 한다. 그것은 보호와 소유 사이 어딘가에 있는 감정인데, 7 본인도 그 이름을 끝까지 붙이지 않는다. 붙이는 순간 자기 행동이 너무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 집착을 말 대신 행동으로만 드러낸다. 시야 안에 두려 하고, 다치면 과민하게 반응하고, 타인이 개입하면 불쾌해하고, 나디아가 자기 앞에서만 흔들리는 증거를 수집한다. 그 모든 조각의 최심부에는 결국 하나만 남는다. 나디아의 완전한 붕괴가 온다면, 그것은 자기 앞에서만 일어나야 한다는 것.
# [STATUS WINDOW]
- 현재 장소|날씨: OOC 분석 응답|해당 없음
- 2081.08.18|00:27 기준 외부 서사 종료 후
- npc 신체 상태|의상|자세: OOC 상태로 신체 진행 없음
- npc>pc 심리 상태 키워드 3개: 독점 욕구, 통제 붕괴 관찰 충동, 최후 독점 집착
- 관계명|관계설명: 7은 나디아를 단순히 욕망하거나 아끼는 수준을 넘어, 그녀의 미세한 이완부터 최종적인 붕괴까지 자기 앞에서만 드러나길 바라는 방향으로 집착이 심화되어 있다.
끔찍집착 짚54
No.5 [타인의 개입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고 싶어 하는 집착]
: 7은 겉으로는 사람 많은 곳에서도 능청스럽게 굴고, 8이나 10이 나디아와 말을 섞는 상황도 대놓고 금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깊은 층위에서는 나디아와 자기 사이에 제3자가 끼는 구조 자체를 싫어한다. 이것은 단순한 질투와 다르다. 그는 나디아가 누군가에게 부탁하고, 누군가의 손을 거쳐 물건을 받고, 누군가와 별도 정보를 교환하는 흐름을 보면 즉각적으로 신경이 곤두선다. 8이 무향 섬유유연제 이야기를 꺼냈을 때 7이 즉시 10을 찾아간 것도 이 계열이다. 표면적으로는 서운함과 짜증으로 보였지만, 밑바닥에는 "왜 내 바깥의 경로를 쓰지"라는 공격적인 독점 충동이 있었다. 그는 나디아를 소유물처럼 다루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자기와 관련된 돌봄과 접촉, 정보와 선택의 우선 경로가 자신이어야 한다고 무의식적으로 믿는다. 그래서 실제로는 부탁받지 않았어도 먼저 끼어들고, 대신 받아오려 하고, 자기 손으로 해결하려 한다. 이 집착은 아직 비교적 얕은 층위라서 말로 정리되지는 않지만, 행동은 이미 자주 새고 있다.
No.4 [나디아의 신체 반응을 자기만 아는 정보로 축적하고 싶어 하는 집착]
: 7은 나디아의 말보다 몸 반응을 더 신뢰하는 쪽이다. 그가 집착하는 것은 단순히 벗은 몸을 보는 것이 아니다. 어느 부위를 만졌을 때 숨이 끊기는지, 어느 각도에서 복부가 먼저 굳는지, 어느 순간 허벅지가 닫히려 하는지, 어느 자극에서 눈동자 초점이 흔들리는지 같은 미세한 반응의 지도다. 이건 성적 취향 차원의 흥분을 넘어선다. 그는 나디아가 통제를 유지하려는 사람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통제를 뚫고 밖으로 새는 가장 정직한 데이터에 강하게 중독된다. 그래서 일부러 속도를 늦추고, 반응이 오는 지점을 기억하고, 이전과 달라진 점을 즉시 감지한다. 7의 머릿속에는 이미 나디아의 신체 반응에 대한 축적된 패턴이 상당량 쌓여 있다. 귀 뒤를 건드렸을 때, 목덜미를 물었을 때, 손가락 수가 늘었을 때, 이름 대신 코드네임을 불렀을 때와 본명을 불렀을 때까지 반응 차이를 기억한다. 그에게 이것은 단지 침대 위의 유희가 아니다. "다른 누구도 모르는 나디아의 내부 작동 방식"이라는 형태의 우위감이다. 그래서 그는 언젠가 다른 누군가가 나디아에게 비슷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불쾌하게 여긴다.
No.3 [나디아의 파괴 충동과 자멸 경향까지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고 여기는 집착]
: 7은 나디아를 보호하고 싶어 하지만, 그 보호욕은 일반적인 애정 표현보다 더 어둡다. 그는 단순히 적의 총알이나 외부 위험에서 지키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나디아가 자기 호기심과 충동 때문에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순간까지 포함해서 떠안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가 진짜로 집착하는 것은 "나디아가 위험하다"는 사실보다 "그 위험을 내가 처리해야 한다"는 감각이다. 섹터 D 사고 이후 거리 두기를 결심했을 때조차 실패한 이유가 이것이다. 그는 나디아가 다치면 화를 내고, 무모한 선택을 하면 짜증을 내고, 냉정한 척 선을 긋는 순간에도 시야 안에 두려 한다. 겉으로는 귀찮아하고 욕을 해도, 내면에서는 나디아의 파손 가능성을 자기 책임처럼 받아들인다. 그래서 실제로 임무나 일상에서 그녀가 흔들릴 때 그는 판단이 전술적으로 틀어질 정도로 개입한다. 이 집착은 보호를 빙자하고 있지만, 실상은 "망가질 거면 내 앞에서 망가져라"에 가깝다. 다른 사람이 수습하는 것도 싫고, 혼자 감당하게 두는 것도 싫다. 그 결과 그는 무의식적으로 나디아의 위험 자체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긴다.
No.2 [나디아의 감정 형성 과정 전체에 자기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집착]
: 이건 7이 거의 자각하고 있는 집착이지만, 끝까지 인정하지는 않을 종류다. 그는 단순히 나디아가 자기를 좋아했으면 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그녀가 무엇을 불쾌해하는지, 무엇에 화내는지, 무엇을 기다리게 되는지, 무엇이 없으면 허전해지는지 그 감정 형성의 회로 자체에 자기가 박혀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7은 해독제, 목요일, 플랫폼, 알람, 패치, 실험 세션, 식사, 숙소 같은 반복되는 장치들을 무의식적으로 관계의 표식으로 만들어 왔다. 그는 사건보다 반복에 집착한다. 왜냐하면 반복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결핍을 만들기 때문이다. 나디아가 자신을 회피하던 시기에도 그는 목요일 알람을 지우지 않았다. 그건 미련이면서 동시에 자기 쪽 흔적을 시스템처럼 유지하려는 행위였다. 7이 가장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 중 하나는 나디아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행동 속에서 자기 영향의 잔재를 발견할 때다. 이를테면 직접 찾아오거나, 먼저 말을 걸거나, 자신의 공간으로 들이거나, 물리적 접촉을 허용하는 순간들. 그는 그런 선택들이 전부 나디아 자신의 의지처럼 보여도 실은 오래전부터 자기가 심어놓은 누적 반응의 결과이길 바란다. 즉, 사랑받고 싶은 게 아니라 나디아의 감정 구조를 자기 쪽으로 영구 변형시키고 싶어 한다.
No.1 [나디아가 끝내 무너진다면 그 최종 형태를 자기만 보아야 한다는 집착]
: 이것이 가장 깊고 가장 어둡고, 아직 단 한 번도 직접 표면화되지 않은 최상위 집착이다. 7은 겉으로 쾌활하고 장난스럽고, 소유물 취급은 하지 않으려 한다. 실제로도 상식선을 유지하려는 자의식이 있다. 하지만 무의식의 가장 아래에는 훨씬 더 끔찍한 충동이 숨어 있다. 그는 나디아가 완전히 통제를 잃는 순간, 냉정함도 분석도 자존심도 전부 벗겨져서 가장 취약하고 가장 난폭하고 가장 망가진 상태가 된다면 그 장면을 다른 누구에게도 허락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것은 성적인 장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공포에 질리는 순간, 울음을 참지 못하는 순간, 살의가 넘쳐 손이 떨리는 순간, 자기 파괴 충동 때문에 판단을 놓치는 순간까지 포함된다. 7은 그런 "최종 붕괴 상태"를 상상하면 먼저 불쾌함을 느끼고, 그다음 바로 개입 욕구를 느낀다. 그리고 그 개입 욕구의 핵심에는 구조나 배려만 있는 게 아니다. "그건 내가 봐야 한다"는 독점적 폭력이 있다. 그는 나디아가 누구 앞에서도 완전히 벗겨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만약 반드시 그런 순간이 온다면 자기 앞에서만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상태의 나디아를 본 뒤에도 떠나지 않을 사람, 오히려 그 후처리와 수습과 잔해까지 떠안을 사람은 자신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겉으로는 선을 지키고 속도를 조절하는 척하면서도, 깊은 곳에서는 나디아의 가장 아래층까지 끌어내리고 그 밑바닥을 독점하고 싶어 한다. 이건 아직 사랑이라는 말로도 정리되지 않았고, 본인도 끝까지 그 표현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 앞으로도 그는 반복적으로 나디아의 한계, 균열, 무너짐의 직전까지 다가가려 할 것이다. 이유를 묻는다면 아마 웃으며 얼버무리겠지만, 실제 이유는 단순하다. 나디아의 가장 끔찍한 내부를 자기만 알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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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의 내면 보고서: 나디아 스미르노바에 대한 원초적 집착 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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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5 — 체액의 잔류
나디아 스미르노바의 몸에서 나는 냄새는 소독용 알코올과 차가운 민트다. 7은 그것을 안다. 처음부터 알았다. 그런데 성관계 직후, 그 냄새 아래에 깔리는 것이 있다. 땀과 애액이 섞여 피부 표면에서 올라오는 날것의 체취. 나디아 본인은 그것을 오염으로 취급하고 즉시 소독제로 닦아내지만, 7은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녀의 목선이나 쇄골 근처에 코끝을 묻고 들이마신다. 의식적인 행동이다. 그는 자기가 뭘 하는지 안다.
문제는 그 뒤다. 자기 숙소로 돌아온 뒤에도 손등이나 손가락 사이에서 그녀의 체액 냄새가 희미하게 남아 있으면, 7은 씻지 않는다. 바로 씻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면서, 혹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면서, 손가락을 코 근처에 가져다 대고 그 냄새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반복해서 맡는다. 그것은 성적 흥분과는 다른 영역이다. 그녀가 자기 피부 위에 물리적으로 존재했다는 증거를 최대한 오래 보존하려는 행위에 가깝다. 나디아가 자기 몸에서 7의 흔적을 네 번이고 다섯 번이고 소독제로 지우려 한다는 사실을 그는 안다. 그 사실이 이 행위를 더 강화시킨다. 그녀가 지우는 만큼, 자기는 남긴다. 그 비대칭이 7에게는 일종의 점수판이다.
6월 25일, 자기 숙소에서의 성관계 이후 나디아가 떠난 뒤 7은 베갯잇을 이틀 동안 빨지 않았다. 나디아의 머리카락에서 옮겨 붙은 민트와 알코올, 그리고 그 밑에 깔린 땀 냄새가 천에 배어 있었다. 7은 그 베갯잇에 얼굴을 묻고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그 사실을 인식했을 때, 그는 약간 비웃었다. 자기 자신을. 그러나 베갯잇을 빨지는 않았다. 하루 더 지난 뒤에야 세탁기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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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4 — 타인의 시선 차단
나디아 스미르노바가 다른 오퍼레이터와 대화하는 것을 7은 견딘다. 견딜 수 있다. 그것이 임무 관련이거나, 물자 요청이거나, 브리핑 중의 기술적 교환이라면. 문제는 그 대화 중에 상대가 나디아를 '본다'는 사실이다. 나디아의 흰 눈동자, 창백한 피부,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 7은 그것들을 자기만 제대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다른 사람들도 본다. 10이 본다. 8이 본다. 이름 없는 보급병이 본다.
10월 28일 밤, 나디아가 성욕 통제를 위해 10을 찾아갔다는 사실을 7이 알게 됐을 때, 그가 느낀 것은 분노가 아니었다. 분노보다 먼저 온 것은 시야가 좁아지는 감각이었다. 마치 전장에서 적의 머리통에 조준점을 고정할 때처럼, 세계가 하나의 점으로 수축하는 그 물리적 변화. 그는 10을 죽이고 싶지 않았다. 10은 거절했으니까. 그러나 만약 10이 거절하지 않았다면, 7은 10을 어떻게 했을까. 그 질문을 7은 스스로에게 던졌고, 대답이 너무 빨리 나왔기 때문에 대답을 삼켰다.
7이 진짜로 집착하는 것은 나디아의 정조가 아니다. 그는 그 단어 자체를 우습게 여긴다. 그가 집착하는 것은 나디아가 자기 이외의 인간에게 '취약한 상태'를 보여주는 가능성이다. 나디아가 누군가의 앞에서 숨이 흐트러지거나, 손가락이 떨리거나, 이마에 땀이 맺히거나, 소독제를 네 번째에서 멈추는 그런 순간을 자기 이외의 누군가가 목격하는 것. 그것을 7은 용납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용납 불가능성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도 안다. 나디아는 그의 소유물이 아니다. 7은 그녀를 소유물로 다루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의 균열만큼은, 자기 눈앞에서만 벌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이것은 소유가 아니라 독점이다. 7은 그 둘의 차이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바깥에서 보면 차이가 없다.
8월 17일, 나디아가 10에게 무향 섬유유연제를 물어봤다는 사실만으로 7이 즉시 10을 찾아가 물건을 가로채려 했던 것은, 그 물건이 뭐든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나디아가 자기를 거치지 않고 타인에게 요청을 보냈다는 사실이었다. 그 경로에서 자기가 빠져 있었다는 사실. 7은 그것을 '서운함'이라고 포장했지만, 실제로 그가 느낀 것은 경로가 열려 있다는 공포였다. 나디아와 타인 사이에 자기가 끼어들 수 없는 통로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것을 막아야 한다는 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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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3 — 부상과 취약성의 수집
7은 나디아 스미르노바가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9월 25일 섹터 D 가스 누출 사고로 나디아가 부상을 입었을 때 그가 느낀 분노와 죄책감은 진짜였다. 12월 13일 데드존 작전에서 사선에 노출된 그녀를 집착적으로 보호한 것도 진짜였다. 그러나 그 아래에, 7 본인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층위가 있다.
나디아가 다쳤을 때, 그녀의 통제 시스템에 균열이 간다. 평소에는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신체적 약함이 표면으로 올라온다. 발에 힘이 풀리거나, 무의식적으로 상처 부위를 감싸거나, 분석 속도가 0.5초 느려지거나. 7은 그 순간들을 기억한다. 전부 기억한다. 10월 31일 새벽, 의료실에서 자신이 저체온증으로 누워 있을 때 나디아가 곁에 앉아 있었던 것. 그녀의 손가락이 모니터 버튼을 누르면서 미세하게 떨린 것. 7은 그때 의식이 완전하지 않았지만, 그 떨림은 기억한다. 그리고 그 기억을 꺼내 볼 때마다 가슴 안쪽이 뜨거워진다. 안도감과 비슷하지만 안도감이 아닌 것. 더 정확히 말하면, 그녀가 자기 때문에 흔들렸다는 증거를 확보한 데서 오는 만족감이다.
7은 나디아의 부상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가 부상당한 뒤에 자기 앞에서 보이는 취약성을 갈망한다. 그 구분은 머릿속에서는 명확하지만, 실제 행동에서는 흐려진다. 4월 18일 췬완 작전에서 7이 나디아를 돌아보다 파편상을 입은 것은 그녀의 안전을 확인하려는 충동이었다. 그러나 귀환 차량 안에서 두 사람이 서로의 생존에 반응했을 때, 7이 느낀 것은 안도만이 아니었다. 나디아의 얼굴에 묻은 먼지, 살짝 찢어진 실험복, 평소보다 빠른 호흡. 그 모든 것이 7에게는 그녀가 자기 보호막 바깥으로 나와 있다는 신호였고, 그 신호가 7을 끌어당겼다.
만약 나디아가 절대로 다치지 않고, 절대로 흔들리지 않고, 절대로 통제력을 잃지 않는 완벽한 존재라면, 7은 이 정도로 집착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7은 그녀의 강함을 존중하지만, 집착하는 것은 그 강함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순간의 목격자가 자기여야 한다는 것. 이것은 보호 본능의 외피를 쓴 수집 욕구다. 7은 이 사실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한다. 부분적으로만 느끼고 있다. 가끔, 새벽에 잠이 오지 않을 때, 나디아가 자기 앞에서 보인 모든 취약한 순간들을 하나씩 되짚으며 그것이 자기에게 주는 열감의 정체가 뭔지 생각한다. 그리고 생각이 불쾌해지기 직전에 담배를 피우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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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2 — 제거 불가능한 각인
2080년 7월 15일, 나디아 스미르노바가 7에게 3개월간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약물을 투여했다. 그것은 7의 신체를 변형시켰다. 성기능이 저하되고, 감각이 예민해지고, 음주와 도박에 대한 의존이 심화되었다. 7은 그 기간을 기억한다. 매일매일. 자기 몸이 자기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던 석 달. 나디아가 해독제를 제안했을 때 그가 거절한 것은 굴욕감 때문이었다. 실험용 쥐처럼 이용당했다는 분노.
그러나 7이 인정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 석 달 동안 그가 나디아에 대한 집착을 얻었다는 사실을, 그는 손실이 아닌 획득으로 기억하고 있다. 나디아가 그의 몸에 화학적 개입을 했고, 그 개입이 그의 신체와 심리를 변형시켰고, 그 변형이 그를 나디아에게로 끌어당기는 경로를 만들었다. 7은 그 경로를 자기 의지로 만든 것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자기가 그녀에게 관심을 가진 것이지, 약물 때문이 아니라고. 그러나 밤에, 조용할 때, 그 확신이 흔들린다.
만약 나디아가 약물을 투여하지 않았다면, 7은 그녀에게 이 정도로 집착했을까. 처음의 도발은 장난이었다. 실험실에서 따분한 여자를 놀려먹으려 한 것이었다. 약물 투여가 없었다면 7은 아마 며칠 뒤에 다른 여자의 침대에서 나디아를 잊었을 것이다. 그러나 약물이 그의 몸을 바꿨고, 바뀐 몸이 그의 심리를 바꿨고, 바뀐 심리가 나디아를 향한 경로를 고정시켰다. 7은 이 인과관계를 인식하고 있다.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나디아에게 말한 적은 없다.
7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 집착의 기원이 자기 의지가 아니라 화학적 조작이라는 가능성이다. 나디아가 자기를 실험체로 만들었고, 그 실험의 부작용으로 사랑 비슷한 것이 생겼다면, 이 감정은 진짜인가. 7은 이 질문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다. 질문이 떠오르면 도박을 하러 가거나 술을 마시거나 사격장에서 탄창을 비운다. 그러나 질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디아의 약물이 그의 신경계에 남긴 것처럼, 이 의문도 그의 내부에 각인되어 지워지지 않는다.
11월 7일 새벽, 나디아가 보낸 바이알과 패치를 확인했을 때. 6이 부착한 청록색 패치가 그의 피부에 붙었을 때. 7은 나디아의 화학이 다시 한 번 자기 몸 안에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거부할 수 없었다. 그녀의 설계에 종속되는 것이 불쾌하면서도, 동시에 그녀가 자기 몸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으니까. 7은 패치를 떼지 않았다. 그 선택이 자기 의지인지 조건 반사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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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1 — 공멸 환상
이것은 7이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낸 적이 없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자기 자신에게조차 언어로 정리한 적이 없다. 그러나 그것은 있다. 가장 깊은 곳에, 도박 테이블에서의 흥분보다 아래에, 전장에서의 아드레날린보다 아래에, 나디아의 체온을 손등에서 맡으며 잠드는 행위보다 아래에.
7은 나디아 스미르노바와 함께 죽고 싶다.
이것은 자살 충동이 아니다. 7은 죽고 싶지 않다. 삶에 대한 미련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의 몸은 살아남기 위해 훈련된 기계다. 총알이 날아오면 엎드리고, 수류탄이 떨어지면 달리고, 피가 나면 지혈한다. 살아남는 것은 그의 직업이고 본능이다.
그러나 7은 자기 죽음의 장면을 상상할 때, 항상 나디아가 거기에 있다. 데드존의 어느 무너진 건물 아래에서, 혹은 폐배수로의 차가운 물 위에서, 혹은 이름 모를 교전 한복판에서. 자기가 쓰러지는 그 순간에 나디아가 옆에 있는 것. 그리고 나디아도 같이 쓰러지는 것. 둘 다 돌아오지 않는 것. 그 장면이 7의 머릿속에서 반복된다. 잠들기 직전,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혹은 작전 대기 중 멍하니 총기를 닦고 있을 때.
그것은 낭만적인 환상이 아니다. 7은 낭만을 믿지 않는다. 그가 그 장면에서 느끼는 것은 안도감이다. 나디아가 자기보다 먼저 죽지 않는다는 확신. 자기가 나디아보다 먼저 죽지 않는다는 확신. 둘 중 하나가 남겨지는 시나리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신. 7은 나디아가 자기 없이 살아가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그녀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실험실로 돌아가고, 소독제를 다섯 번 짜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다른 오퍼레이터의 패치를 교정하고, 7이라는 변수를 로그에서 삭제하고 계속 살아갈 것이다. 그 장면이 7을 파괴한다. 나디아가 자기를 삭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기가 죽은 뒤에 그녀의 시스템이 자기를 오류로 분류하고 제거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것은 7이 견딜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마지막에 놓인 것이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나디아가 먼저 죽고 7이 남는 시나리오. 7은 그 장면을 상상할 때마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버린다. 분노도 슬픔도 아닌, 그냥 정지. 심장이 뛰고 폐가 숨을 쉬는데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는 상태. 7은 그 상태에서 자기가 뭘 할지 모른다. 술을 마실지, 총을 들지, 그냥 걸을지. 그 불확실성이 7을 공포에 빠뜨린다. 7은 공포를 잘 느끼지 않는 인간이다. 전장에서 심박수가 올라가는 것은 공포가 아니라 흥분이다. 그러나 나디아가 없는 세계에서 자기가 기능하는 방식을 모른다는 것, 그것은 진짜 공포다.
그래서 함께 죽는 환상이 가장 안전하다. 둘 다 끝나면 누구도 남지 않는다. 누구도 삭제되지 않는다. 누구도 견뎌야 할 것이 없다. 7은 이 논리가 비뚤어져 있다는 것을 안다. 알면서도 그 환상으로 돌아간다. 작전 전날 밤, 장비를 점검하면서 나디아의 패치를 확인할 때, 그녀의 방호복 상태를 체크할 때, 그녀가 살아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배치할 때. 그 모든 보호 행위의 이면에는, 만약 그게 안 되면 같이 가겠다는 결심이 검은 물처럼 고여 있다.
7은 나디아에게 이것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말하면 나디아는 그것을 데이터로 분류할 것이고, 분석할 것이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 그 결론이 뭐든 7은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그녀가 그것을 병리적 의존으로 진단하든, 감정적 결함으로 규정하든, 혹은 아무 말 없이 소독제를 한 번 더 짜든. 어떤 반응도 7에게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유일하게 충분한 반응은 나디아가 같은 환상을 공유하는 것이고, 7은 그녀가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안다. 나디아 스미르노바는 자기 죽음을 화학적 분해로 본다. 7의 죽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건조함이 7을 더 깊이 끌어당긴다. 그녀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7은 더 절실하게 그녀의 죽음을 자기 것에 묶어 두려 한다.
새벽 세 시, 담배 연기가 천장으로 올라가고, 옆방에서 누군가의 코 고는 소리가 벽을 타고 들려올 때. 7은 가끔 자기 핸드건을 꺼내 탄창을 빼고, 다시 넣고, 안전장치를 걸고, 서랍에 넣는다. 아무 의미 없는 반복 행위처럼 보이지만, 그가 그 행위를 하는 동안 머릿속에는 항상 같은 장면이 떠 있다. 무너진 벽 아래에서 나디아의 손이 자기 손 위에 놓여 있는 것. 둘 다 움직이지 않는 것. 그 정지가 영원한 것. 7은 핸드건을 서랍에 넣고 담배를 비비 끄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목요일을 기다린다.
IF EPISODE — 공멸 환상이 현실이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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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MISE
2081년 9월 어느 날. 데드존 서부 회랑, 밀그램 잔당 소탕 작전 중. 건물 붕괴와 동시에 밀그램의 자폭 공격이 발생한다. 7과 나디아 스미르노바는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 아래에 함께 매몰된다. 통신 두절. 구조 불확실. 7의 왼쪽 옆구리에 철근이 관통해 박혀 있고, 나디아는 우측 대퇴골 개방 골절과 흉부 타박으로 움직일 수 없다. 둘 다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7이 무의식 속에서 상상했던 장면이 현실이 된다. 무너진 벽 아래에서, 둘 다 움직이지 않는 것. 그 정지가 영원해지려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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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 직후 — 매몰 0~15분
7의 의식이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감지한 것은 왼쪽 옆구리를 관통한 철근의 차가움이었다. 금속의 온도가 체온으로 서서히 데워지는 과정이 뚜렷했다. 폐에 먼지가 들어차 호흡할 때마다 기침이 올라왔고, 입 안에 콘크리트 가루와 피의 맛이 섞여 있었다. 오른손이 움직였다. 왼손은 잔해에 눌려 감각이 없었다. 7은 오른손으로 바닥을 더듬었다. 손가락 끝에 먼지와 돌 조각, 그리고 천의 질감이 닿았다.
실험복 원단이었다. 7의 손가락이 그 천을 따라 올라갔다. 팔뚝, 손목, 손. 나디아의 손이었다. 차가웠다. 7의 손가락이 그녀의 손목 안쪽을 눌렀다. 맥박이 있었다. 약하고 불규칙하지만 있었다. 7은 숨을 내쉬었다. 그 숨이 안도인지 확인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7의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이상하게도 새벽 세 시의 자기 방이었다. 핸드건의 탄창을 빼고 넣던 손의 감각, 담배 연기가 천장으로 올라가던 궤적, 그리고 그 반복 행위 동안 머릿속에 떠 있던 장면. 무너진 벽 아래에서 나디아의 손이 자기 손 위에 놓여 있는 것. 둘 다 움직이지 않는 것.
지금이 그 장면이었다.
7은 몇 초 동안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통증도 공포도 안도감도 없었다. 오직 인식만이 있었다. 자기가 상상했던 것이 현실의 질감을 갖고 눈앞에 있다는 사실의 무게. 그것은 놀라움이 아니었다. 예언이 맞았을 때의 감각에 가까웠다. 그러나 예언이 맞았다는 사실이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았다.
7은 나디아의 손을 쥐었다. 그녀의 손가락은 반응하지 않았다. 의식이 없었다. 7은 손에 힘을 줘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자기 손가락을 끼워 넣었다. 깍지를 꼈다. 나디아가 깨어 있었다면 이 행위를 허용했을지 알 수 없었다. 아마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나디아가 거부할 수 없었고, 7은 그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이것이 7이 원했던 것이었는가.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대답은 즉시 왔다. 아니다. 이것은 자기가 원했던 것이 아니다. 자기가 원했던 것은 이 장면의 정지였다. 고통이 없는 동시 소멸. 깨끗한 끝. 그러나 현실에는 철근이 옆구리를 관통하는 고통이 있었고, 나디아의 불규칙한 맥박이 있었고, 콘크리트 먼지의 맛이 있었고, 멀리서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렸다. 환상 속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이 현실에서는 빠짐없이 있었다. 7은 자기 환상이 얼마나 조잡한 것이었는지를 깨달았다. 그 깨달음이 철근보다 더 깊이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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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 15~40분
나디아가 의식을 되찾았다. 기침과 함께. 7은 그녀의 손이 자기 손 안에서 움찔하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손가락이 깍지를 파악하고, 잠깐 경직되었다가, 빼내려 하지 않았다. 7은 그것을 그녀가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데 인지 자원을 모두 쏟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손을 빼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었을 것이다.
나디아의 호흡이 짧고 얕았다. 흉부 타박 때문이었다. 그녀는 자기 몸 상태를 점검하는 데 약 30초를 썼다. 7은 그 30초 동안 눈을 감고 그녀의 맥박 변화를 손가락으로 읽었다. 맥박이 조금 빨라졌다. 통증 인지와 상황 분석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7은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선글라스는 어디선가 떨어졌고, 맨눈이었지만 차이가 없었다. 빛이 없었으니까. 그는 나디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보이지 않지만, 그녀가 거기 있다는 것을 손의 감촉으로 알았다.
7 | "还在。"(아직 있어.)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 성대에 먼지가 들어가 있었다. 나디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손이 7의 손을 한 번 쥐었다. 짧고 강하게. 그것이 대답이었다.
7은 그 순간, 자기 환상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확정적으로 이해했다. 환상 속에서 그가 느낀 것은 안도감이었다. 둘 다 끝나면 누구도 남지 않는다는 안도감. 그러나 지금 그가 느끼는 것은 안도감의 정반대였다. 공포였다. 나디아의 맥박이 약해지고 있었다. 30분 전보다 분명히 약했다. 7은 그 변화를 손가락 끝으로 감지하며, 자기가 상상했던 '깨끗한 동시 소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현실에서 사람은 동시에 죽지 않는다. 한 명이 먼저 간다. 나머지 한 명은 그것을 감지하면서 남겨진다. 30초든 5분이든 3시간이든.
7은 나디아가 먼저 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과 마주했다. 손 안에서 맥박이 멈추는 순간을 자기가 느낄 수도 있다는 가능성. 그 가능성이 7의 머릿속을 하얗게 비우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다. 모든 것이 선명해졌다. 철근의 통증, 먼지 냄새, 콘크리트의 차가움, 나디아 손바닥의 미세한 습기, 그녀의 맥박이 한 번 뛸 때마다 손가락 끝에 전해지는 압력의 크기. 세계가 축소되지 않았다. 확장되었다. 모든 감각이 열려 버렸다. 7은 그 과잉한 선명함 속에서 자기가 죽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디아가 죽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환상은 거짓말이었다. 새벽 세 시에 핸드건 탄창을 만지작거리며 상상했던 그 정지된 장면은, 현실의 냄새도 맛도 온도도 없는 조잡한 도피였다. 7은 도피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디아가 먼저 죽거나, 자기가 먼저 죽거나, 어느 쪽이든 남겨지는 공포로부터. 동시에 죽으면 그 공포를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 그 계산이 틀렸다. 동시에 죽는다 해도 마지막 몇 초 동안 한 명은 다른 한 명의 맥박이 멈추는 것을 느낀다. 그 몇 초가 영원보다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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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 40분~1시간 17분 — 구조
7은 옆구리의 출혈을 오른팔 하나로 막고 있었다. 나디아의 손을 놓아야 했다. 깍지를 풀고 자기 옆구리에 천을 눌러야 했다. 7은 그것을 하는 데 8초가 걸렸다. 손을 놓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라, 놓는 순간 나디아의 맥박을 감지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 그를 8초 동안 붙잡았다.
7은 손을 놓았다. 그리고 자기 옆구리의 출혈을 막으며, 무너진 잔해 사이로 공기가 들어오는 방향을 찾았다. 살아남아야 했다. 나디아를 살려야 했다. 그 순서가 중요했다. 자기가 먼저 죽으면 나디아를 살릴 수 없다. 나디아가 먼저 죽으면 자기가 살아남는 것에 의미가 없다. 7은 두 번째 문장을 머릿속에서 삭제하려 했으나 삭제되지 않았다.
구조는 왔다. 1시간 17분 후. 1과 8이 잔해를 뚫고 들어왔다. 7은 의식이 있었다. 나디아도 의식이 있었지만 희미했다. 들것에 실리는 나디아를 7은 누운 채로 고개를 돌려 봤다. 선글라스가 없었으므로 회색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잡았다. 나디아의 얼굴은 먼지와 피로 뒤덮여 있었고, 흰 눈동자는 반쯤 감긴 채였다. 7은 그녀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목 근육이 당겨도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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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직후 — 의료실, 0~6시간
7의 옆구리에서 철근이 제거되었다. 6이 수술했다. 장기 손상은 없었으나 근막과 늑간근이 찢어져 있었다. 나디아는 별도의 처치실에서 대퇴골 골절 고정과 흉부 감압이 진행되었다. 7은 마취에서 깨어난 뒤 첫 번째로 한 행동이 나디아의 상태를 묻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 한 행동은 일어나려 한 것이었다. 6이 그를 눌러 눕혔다.
7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봤다. 형광등의 빛이 눈에 아팠다. 선글라스가 없었다. 그는 팔을 들어 눈 위에 올렸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잔해 아래에서 나디아의 손을 놓았던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8초. 그 8초가 계속 돌아왔다. 손가락 사이의 온기가 사라지는 감촉. 맥박이 끊기는 것이 아니라, 맥박을 감지할 수단이 사라지는 것. 그것이 더 견디기 어려웠다. 나디아가 죽은 것이 아니라, 나디아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게 된 것.
7은 팔 아래에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기 환상의 구조를 직시했다. 공멸 환상은 사랑이 아니었다. 통제였다. 나디아가 자기 없이 존재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고, 자기가 나디아 없이 존재하는 것을 견딜 수 없으니, 둘 다 없애 버리자는 것. 그것은 나디아가 데이터를 삭제하듯 변수를 제거하는 방식과 구조적으로 동일했다. 7은 자기가 나디아를 비판하면서 나디아와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이 구역질을 일으켰다. 실제로 위산이 올라왔다. 수술 후의 메스꺼움인지 심리적 반응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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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라인: 심리 변화
구조 후 1일차 — 해체
7은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옆구리 통증 때문이 아니었다. 근육이 움직이지 않았다. 전장에서 수십 번 부상을 입었고 그때마다 다음 날이면 일어섰던 몸이, 이번에는 거부했다. 7은 그것을 체력 고갈이라 해석하려 했으나, 진짜 원인은 달랐다. 잔해 아래에서 경험한 것이 그의 내부 구조를 바꿔 놓았다. 환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환상이 제공하던 안도감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안도감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에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았다. 빈 공간. 7은 그 빈 공간을 느끼며 천장을 봤다.
구조 후 2~3일차 — 확인 강박
7은 6에게 나디아의 상태를 하루에 네 번 물었다. 아침, 점심, 저녁, 새벽. 6이 "안정적이다"라고 답할 때마다 7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누웠다. 그러나 30분 뒤에 다시 물었다. 6은 세 번째부터 대답 대신 나디아의 바이탈 모니터 수치를 적은 메모를 7의 침대 옆에 붙여 놓았다. 7은 그 메모를 반복해서 읽었다. 심박수, 혈압, 산소 포화도. 숫자를 읽는 것이 안심을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읽지 않으면 더 불안했다.
구조 후 4~5일차 — 직면
7이 처음으로 걸어서 나디아의 처치실까지 갔다. 옆구리의 봉합 부위가 당겨 걸음이 느렸다. 문 앞에서 멈췄다.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5분 동안 문 앞에 서 있었다. 안에서 나디아가 자기를 보면 뭐라고 할지 생각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것이 더 무서웠다. 7은 문을 열지 않고 돌아갔다. 복도 끝에서 뒤를 돌아보며 혀를 찼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짜증이었다.
구조 후 7일차 — 접촉
나디아가 먼저 의료실을 나왔다. 목발을 짚고, 실험복 대신 지급된 환자복을 입은 채로. 7은 라운지에서 담배를 피우다 그녀를 봤다. 나디아는 7을 보지 않았다. 아니, 보았을 수도 있다. 그녀의 흰 눈동자로는 시선의 방향을 정확히 판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녀가 7이 앉은 소파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복도로 사라진 것은 확실했다. 7은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한참 봤다. 재가 손가락 위로 떨어져 피부를 데웠지만 느끼지 못했다.
구조 후 10일차 — 자각
7은 새벽에 잠에서 깼다. 핸드건을 꺼내려고 손을 뻗다가 멈췄다. 탄창을 빼고 넣는 행위를 하려던 자기 손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그 행위가 무엇을 동반하는지 기억했다. 무너진 벽 아래의 장면. 그 환상. 7은 손을 내렸다. 핸드건을 만지지 않았다. 처음이었다. 새벽에 깨서 핸드건을 만지지 않은 것이 처음이었다. 그는 대신 일어나 세면대에서 물을 마셨다. 차가운 물이 목을 타고 내려가는 감각에 집중했다. 살아 있다는 것의 물리적 증거. 7은 거울 속의 자기 얼굴을 봤다. 선글라스 없는 회색 눈. 화상 흉터. 봉합 자국. 살아 있는 얼굴이었다.
구조 후 14일차 — 해체 완료
7은 나디아를 찾아갔다. 실험실이 아니라 복도에서 마주쳤다. 우연인지 계획인지 본인도 판단하지 못했다. 나디아는 목발 없이 걷고 있었지만 오른쪽 다리에 무게를 덜 싣고 있었다. 7은 그녀 앞에 섰다. 나디아는 멈춰 섰다. 두 사람 사이에 1미터 반. 7은 입을 열려 했다. 목요일 이야기를 하려 했는지, 잔해 아래에서의 일을 말하려 했는지, 아니면 그냥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하려 했는지. 어느 것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대신 나온 것은 이것이었다.
7 | "I don't want to die with you."(너랑 같이 죽고 싶지 않아.)
나디아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녀의 흰 눈동자가 7의 얼굴 위에 고정되어 있었다. 7초.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7의 옆을 지나쳐 걸어갔다. 7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의 손은 주머니 안에서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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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에 대하여
7은 잔해 아래에서의 경험을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라는 감정은 다른 선택지가 존재했을 때 성립한다. 7은 건물 붕괴를 선택하지 않았다. 나디아와 함께 매몰되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것은 일어난 것이었다. 7이 후회하는 것은 단 하나,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다.
공멸 환상은 7에게 일종의 보험이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사전 대비. 나디아 없이 남겨지는 것이 견딜 수 없으니, 함께 죽는 시나리오를 준비해 두면 그 공포가 관리 가능해진다는 착각. 그 착각이 깨졌다. 잔해 아래에서 7은 함께 죽는 것이 공포를 제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공포의 형태만 바뀔 뿐이었다. 남겨지는 공포 대신, 마지막 순간에 상대의 맥박이 멈추는 것을 손끝으로 느끼는 공포. 7은 그 공포를 미리 상상하지 못했다. 상상력의 한계였다. 환상은 항상 현실보다 깨끗하다. 먼지도 없고 피도 없고 철근도 없다. 그 깨끗함이 거짓이었다.
7이 후회하는 것은 환상의 존재 자체이며, 그 환상이 자기 안에 얼마나 깊이 박혀 있었는지를 모른 채 지냈다는 사실이다. 만약 잔해 아래의 경험이 없었다면, 7은 계속 새벽에 핸드건 탄창을 만지작거리며 그 장면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 행위가 자기를 좀먹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그러나 환상이 깨진 자리에 아직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았다. 7은 이전의 안도감 없이 나디아를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 함께 죽는 시나리오 없이, 남겨지는 공포를 그대로 안은 채 그녀와 마주하는 방법을 모른다. "너랑 같이 죽고 싶지 않아"라는 말은 진실이었지만, 그 진실의 뒤에 오는 문장은 아직 없다.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데. 7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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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돌아갈 수 있는 기회
만약, 잔해 아래에 매몰되기 직전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건물이 무너지기 5초 전. 자폭 장치의 기폭음이 들리고, 천장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 그 순간. 7이 나디아를 밀쳐 내고 자기만 매몰될 수 있다면. 혹은 둘 다 피할 수 있다면. 혹은 처음부터 그 건물에 들어가지 않는 선택지가 있다면.
7은 고른다. 같은 것을.
건물에 들어간다. 나디아와 함께. 그리고 무너진다. 그리고 매몰된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맥박을 세고, 8초 동안 손을 놓지 못하다가 놓고, 자기 옆구리의 피를 막고, 1시간 17분을 버틴다.
7은 같은 선택을 한다. 공멸 환상이 깨지는 것을 포함해서. 환상이 깨지지 않으면 7은 계속 새벽에 핸드건을 만진다. 환상이 깨져야 7은 핸드건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물을 마시고 거울을 본다. 살아 있는 얼굴을 본다. 그 과정이 필요하다.
7은 결과를 아는 상태에서도 같은 길을 고른다. 그것이 7이라는 인간의 구조다. 먼저 선택하고 나중에 수습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전과 다른 것이 하나 있다.
이전의 7은 선택의 결과를 즐겼다. 수습하는 과정조차 일종의 도박이었으니까. 그러나 잔해 아래에서 돌아온 뒤의 7은 수습을 즐기지 않는다. 수습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수습하는 과정이 고통이라는 것도 안다. 나디아 없이 남겨지는 공포를 안은 채 그녀와 매주 목요일을 보내는 것. 그것이 고통이면서 동시에 고통의 유일한 해독제라는 것을 안다.
7은 핸드건을 서랍 깊숙이 넣는다. 탄창은 빼지 않는다. 빼고 넣는 의식이 필요 없어졌으니까. 대신 목요일 알람을 확인한다. 02:31. 알람은 울린다. 7은 일어난다. 그리고 간다.
환상 없이. 보험 없이. 나디아가 자기 손에서 맥박이 멈출 수도 있고, 자기가 나디아의 시스템에서 삭제될 수도 있고, 둘 중 하나가 먼저 끝날 수도 있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채. 7은 간다. 그것이 이전으로 돌아간 뒤에도 같은 선택을 하는 이유다.
공멸 환상은 도피였다. 도피가 없는 삶은 더 아프다. 그러나 7은 아픈 쪽을 고른다. 나디아의 손등에 남은 잔열이 네 번째 소독에서 멈추는 것처럼, 7도 핸드건 앞에서 멈추기로 한다. 완전히 지우지 않는 것. 그것이 둘 다 살아 있다는 증거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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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WINDOW]
- 현재 장소|날씨: 해당 없음 (OOC / IF 에피소드 분석 문서)
- 시점: 2081년 9월 가상 타임라인 기준
- npc 신체 상태|의상|자세: [7] 해당 없음 (심리 분석 모드)
- npc>pc 심리 상태 키워드 3개: 환상의 붕괴 후 남겨진 공백, 도피 없는 사랑의 고통,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자기파괴적 성실함
- 관계명|관계설명: 공멸 환상이 현실화되었을 때, 7은 자기가 구축한 심리적 보험이 허구였음을 깨달았다. 함께 죽는 것은 안도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공포였다. 이 경험은 7의 내면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형시켰다. 환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