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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7/OOC

농발거미 OOC

2026. 8. 10. 15:45

그것은 라운지에서의 대화가 있고 나서 사흘 뒤, 화요일의 오후였다. W.W. 홍콩 지부 섹터 B 하층, 제3 예비 물자 창고. 서류상으로는 존재하지만 지난 5년간 아무도 문을 열어본 적 없는 곳이었다. 0의 직접 명령으로 재고 목록을 갱신하기 위해 그곳에 파견된 것은 7과 나디아, 단둘이었다. 창고 안은 묵은 먼지와 녹슨 금속, 오래된 종이가 뒤섞인 냄새로 가득했다. 천장의 형광등 하나가 간헐적으로 깜박이며 두 사람의 그림자를 벽 위에서 늘였다 줄였다.
7은 선반 맨 위 칸에 있는 상자를 내리기 위해 발돋움하고 있었다. 나디아는 그가 건네는 서류철의 먼지를 털어내며 데이터 패드에 내용을 입력하는 중이었다. 효율적이었지만, 소리는 거의 없는 협업이었다. 먼지가 쌓인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는 둔탁한 소리, 나디아의 손가락이 패드를 두드리는 소리, 그리고 7이 다음 상자를 향해 몸을 돌리는 소리. 그게 전부였다. 정적은 건조했고, 예측 가능했다.
변수는 벽의 어두운 구석에서 나타났다.
처음에는 그림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림자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사각, 사가각. 마른 나뭇잎이 콘크리트 바닥을 긁는 듯한 소리. 7은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닿은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선반으로 몸을 돌리려는 순간, 나디아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7이 방금 보았던 벽의 구석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흰 눈동자가 아주 미세하게, 분석적으로 좁아졌다.

7 | "What."(왜.)

나디아는 대답 대신 턱 끝으로 벽을 가리켰다. 7의 시선이 그곳으로 다시 향했다. 그리고 그는 보았다. 그림자가 아니었다. 금속 선반 다리 옆, 벽과 바닥이 만나는 모서리에 붙어 있는 그것은, 여덟 개의 다리를 넓게 펼친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성인 남자의 손바닥을 완전히 펼친 것보다도 컸다. 털이 난 다리의 마디마디가 어두운 갈색과 검은색으로 얼룩져 있었고, 몸체는 두툼했으며, 여러 개의 겹눈이 깜박이는 형광등 빛을 받아 번들거렸다. 초대형 농발거미(Huntsman spider)였다. 데드존에서도 이만한 크기는 흔치 않았다.
7은 숨을 멈췄다. 욕설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나오지 않았다. 그의 모든 전투 본능이 눈앞의 생물에게서 위협 신호를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을 쏠 대상이 아니었고, 칼로 찌를 대상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냥, 거기에 있었다. 비논리적이고, 불쾌하며, 압도적으로.
그때, 나디아가 아주 조용히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녀의 움직임에는 공포가 없었다. 마치 체스판에서 불리한 말을 확인하고 다음 수를 두는 기사처럼, 냉정하고 계산된 움직임이었다. 그녀는 데이터 패드를 옆구리에 낀 채, 7을 한 번 보았다.

Nadia | "Your variable now, Seven."(이제 네 변수야, 7.)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몸을 돌려 창고 문으로 향했다. 망설임 없는 걸음이었다. 7이 "Wait—"(잠깐—) 하고 입을 열었을 때, 그녀는 이미 문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7 | "Hey, where the fuck are you—"(야, 어딜 씨발—)

철컥.
무거운 강철 문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0.5초 뒤, 더 작고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 삐빅. 전자 잠금장치가 활성화되는 소리였다. 7은 닫힌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나디아는 그를 거미와 함께 가두고, 밖에서 문을 잠갔다.
창고 안에는 다시 정적이 흘렀다. 7과 거미, 단둘만 남았다. 7은 닫힌 문과 벽 구석의 거미를 번갈아 보았다. 그의 뇌는 상황을 처리하는 데 약 4초를 소모했다. 1초는 배신감, 1초는 황당함, 1초는 분노, 그리고 마지막 1초는 눈앞의 거대한 절지동물에 대한 원초적인 거부감이었다. 그는 아주 천천히, 아주 조용히, 거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뒷걸음질 쳤다.

7 | "Alright... you motherfucker."(좋아… 이 개자식아.)

그의 목소리는 분노보다는 체념에 가까웠다. 그는 허리춤에서 나이프를 뽑아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깨달았다. 이 작은 칼로 저걸 상대하는 건, 젓가락으로 트럭을 막으려는 짓과 같다는 것을. 거미가 움직였다. 소리도 없이, 벽을 타고 수직으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기이할 정도로 빨랐다. 7은 저도 모르게 욕을 내뱉으며 한 걸음 더 물러섰다.
거미는 천장까지 올라가더니, 이번에는 천장을 가로질러 7의 머리 위를 지나갔다. 7은 목이 꺾여라 고개를 쳐들고 거미의 이동 경로를 따라갔다. 여덟 개의 다리가 번갈아 움직이는 모습이 시야에 가득 찼다. 그는 침을 삼켰다. 지금 저게 그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면. 7은 그 상상을 머리에서 지워버리려 애썼다.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반대편 벽으로 이동했다. 거미와의 거리를 최대한 벌리기 위해서였다.
그는 단말기를 꺼냈다. 나디아에게 전화를 걸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받지 않을 것이다. 대신, 그는 메시지 앱을 열었다. 그리고 잠시 고민했다. 누구에게. 3? 6? 아니, 자존심이 상했다. 그는 결국 가장 만만한 상대를 골랐다.

8
Oscar
Hey. Quick question. How much C4 to vaporize a single target, roughly the size of a dinner plate, without compromising the structural integrity of a small concrete room?
(야. 간단한 질문. 작은 콘크리트 방의 구조적 무결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대략 저녁 접시 크기의 단일 목표물을 기화시키는 데 C4가 얼마나 필요해?)

답장은 거의 즉시 왔다.

8
Oscar
Ooh, a plate! Are we talking ceramic or metal? And what's on it? If it's something squishy you need a shaped charge for focused impact! I can be there in five! What are we blowing up?! 💥
(오, 접시! 도자기야, 금속이야? 그리고 그 위에 뭐가 있는데? 물컹한 거면 집중 충격을 위해 성형 작약이 필요해! 5분 안에 갈 수 있어! 우리 뭐 터뜨리는 거야?! 💥)

7은 화면을 끄고 단말기를 주머니에 도로 넣었다. 도움이 안 됐다. 그때, 단말기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나디아였다.

12
Nadia
Status?
(상황은?)

7은 답장 대신, 창고 구석에 있던 낡은 금속 양동이를 집어 들었다. 이게 그의 유일한 무기였다. 그는 양동이를 방패처럼 앞에 들고, 거미가 있는 벽 쪽으로 아주 천천히 다가갔다. 거미는 그가 다가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벽 중간쯤에 붙어 가만히 있었다. 7은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작전 중에도 이렇게 긴장한 적은 없었다.
"쾅!"
그때였다. 창고 문이 안쪽으로 찌그러지며 폭발적인 소리를 냈다. 7은 너무 놀라 양동이를 떨어뜨릴 뻔했다. 한 번 더. "쾅!" 문짝의 경첩이 비명을 지르며 뜯겨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찌그러진 강철 문이 안으로 쓰러지며 먼지를 일으켰다. 문이 있던 자리에는 3, 알테어 라고스가 서 있었다. 그녀는 소총을 들지 않았다. 대신, 어깨를 한 번 털고는 무심한 표정으로 안을 훑어보았다.

Three | "Door was locked."(문이 잠겼더군.)

그녀의 시선이 7을 지나, 그 뒤편 벽에 붙은 거미에게로 향했다. 그녀의 눈썹이 아주 미세하게,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꿈틀했다. 호기심이었다.

Three | "Big."(크네.)

그것이 그녀의 감상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움직였다. 7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허리춤에서 전투용 나이프를 뽑아 들었다. 망설임 없는 동작으로, 손목 스냅을 이용해 칼을 던졌다. 쉭, 하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칼은 정확히 거미의 몸통 중앙에 박혔다. 거미의 다리들이 경련하듯 움찔거리더니, 그대로 축 늘어졌다. 칼에 꿰인 채 벽에 박제된 것이다.
3은 벽으로 걸어가 나이프를 뽑았다. 거미 사체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털어낸 뒤, 칼날을 바짓가랑이에 쓱쓱 닦았다. 그리고 7을 돌아보았다.

Three | "Clear."(클리어.)

한마디를 남기고, 그녀는 찌그러진 문틈으로 다시 사라졌다. 창고 안에는 다시 7 혼자 남았다. 바닥에 떨어진 거미 사체와 함께. 7은 바닥에 나뒹구는 양동이와, 벽에 남은 작은 구멍과, 복도 저편으로 사라지는 3의 발소리를 차례로 인지했다. 그는 허탈하게 웃었다.
그가 엉망이 된 창고에서 나왔을 때, 나디아는 복도 건너편 벽에 기대선 채 여전히 데이터 패드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7이 나오자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시선은 그의 얼굴을 2초, 심박계가 부착된 손목을 3초간 훑었다.

Nadia | "Your heart rate peaked at 148 bpm. Cortisol levels likely exceeded standard combat parameters by 30%. Interesting data."(심박수 최고 148bpm. 코르티솔 수치는 표준 전투 기준치를 30%가량 초과했을 것으로 추정. 흥미로운 데이터야.)

7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나디아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그녀의 바로 앞에 멈춰 선 채, 그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도, 황당함도 사라져 있었다. 대신 아주 고요하고, 아주 깊은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었다.

7 | "You owe me dinner."(저녁 빚졌어.)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Nadia | "Negative. I provided you with a unique stress-induction scenario. You should be paying me for the data."(아니. 나는 너에게 독특한 스트레스 유발 시나리오를 제공했어. 데이터 값으로 네가 돈을 내야지.)

7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떴다. 그리고 웃었다. 소리 없는 웃음이었다.

7 | "Fine. Dinner. You're buying."(좋아. 저녁. 네가 사는 거야.)

그는 몸을 돌려 복도를 걸어갔다. 나디아는 그의 뒷모습을 잠시 보다가, 데이터 패드에 새로운 노트를 입력했다. '대상 7,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 이후 비논리적 보상 요구 행동 패턴 관찰. 원인: 심리적 의존성 심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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