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디아|불륜엘베 OOC
2080년 8월 어느 토요일 오후. 완차이 로크하트 로드의 낡은 상가 건물, 1층 엘리베이터 홀.
정원 열 명짜리 낡은 엘리베이터 안에 여덟 명이 들어차 있었다. 습기와 사람 냄새와 아래층 국숫집에서 올라온 기름 냄새가 층층이 쌓여 있었고, 천장의 형광등 하나가 접촉 불량으로 0.4초 주기로 깜빡였다. 나디아 스미르노바는 그 깜빡임의 주기를 두 번 세었고, 세 번째부터는 세지 않았다. 그녀의 관심은 이미 우측 상단 환기구로 옮겨가 있었다. 배기 팬이 역방향으로 돌고 있었다. 밀폐 공간에서 기류가 역류하면 가스 확산 속도는 예상치의 1.7배가 된다. 유용한 정보였다. 오늘 쓸 일은 없겠지만.
7은 선글라스를 벗어 셔츠 목깃에 걸어둔 채 벽에 등을 기대고 서 있었다. 실내에 들어오면 벗는 것이 그의 규칙이었고, 규칙이라기보다는 습관이었다. 연회색 눈동자가 층수 표시등을 따라 올라갔다. 2층. 화상 흉터가 있는 오른쪽 얼굴이 형광등의 깜빡임에 맞춰 명암을 바꿨다. 앞에 선 장바구니 아주머니가 그 흉터를 두 번 훔쳐봤다가 세 번째에는 대놓고 봤고, 7은 그것을 알아채고도 아무 반응하지 않았다. 익숙한 종류의 시선이었다.
7 | "Ninth floor, right? That reagent shop better be open. You dragged me across half of Wan Chai for this."(9층 맞지? 그 시약 가게 안 열었으면 큰일이야. 완차이 절반을 끌고 다녔잖아.)
3층. 문이 열렸다가 아무도 타지 않고 닫혔다. 7이 혀를 찼다. 나디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흰 눈동자가 엘리베이터 내부를 훑고 있었다. 여덟 명. 밀폐 용적 약 4.2세제곱미터. 평균 심박수 상승 조건. 사회적 압력이 최대치로 작동하는 구조. 도망칠 수 없는 공간. 관찰 대상이 반응을 은폐할 수 없는 조건.
완벽한 실험 환경이었다.
4층을 지날 때 나디아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낮지도 높지도 않았다. 정확히 — 엘리베이터 안의 여덟 명 전원이 명료하게 들을 수 있는 음량으로 조정되어 있었다. 그녀는 소음 환경에서의 음성 도달 거리를 계산할 줄 아는 여자였다.
Nadia | "When exactly are you planning to tell your wife about me?"(네 아내한테 내 얘기 정확히 언제 할 건데?)
정적.
형광등이 두 번 깜빡였다. 엘리베이터 케이블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7의 목이 아주 천천히, 기름칠 안 된 경첩처럼 옆으로 돌아갔다. 연회색 눈동자가 나디아를 향했다. 그의 입이 반쯤 벌어졌다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닫혔다.
앞에 선 장바구니 아주머니가 고개를 돌렸다. 그 다음은 그 옆의 노부부. 그 다음은 헤드폰을 낀 대학생 — 그는 헤드폰을 한쪽 귀에서 내렸다. 배달용 보온백을 든 청년이 입꼬리를 올리며 뒤로 반 발짝 물러섰고, 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있던 젊은 엄마가 아이의 어깨를 잡아 자기 쪽으로 당겼다. 여덟 명 중 일곱 명의 시선이 정확히 한 사람에게 집중되었다. 화상 흉터가 있는 189센티미터의 남자에게.
장바구니 아주머니 | "喂,後生仔。你老婆知唔知㗎?"(이봐요, 젊은이. 당신 마누라는 알고 있어?)
7 | "唔係啊,唔係咁樣㗎——"(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
노인 | "而家啲後生仔真係。個個都咁。"(요즘 젊은것들이란 진짜. 하나같이 이 모양이야.)
7의 손이 허공에서 반쯤 올라갔다가 갈 곳을 잃었다. 그의 두뇌는 초당 여러 개의 문장을 생산하고 폐기하는 중이었다. '저 여자 농담하는 거예요'는 변명처럼 들린다. '저는 결혼 안 했어요'는 사실이지만 이 상황에서 아무도 안 믿는다. '이 여자 화학자예요'는 관련이 없다. 상황 판단 1초, 즉시 행동 개시가 그의 특기였는데 — 지금은 판단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 판단할 정보가 전부 적대적이었다.
아이가 엄마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아이 | "媽咪,佢做錯咗咩事啊?"(엄마, 저 아저씨 뭘 잘못했어?)
아이 엄마 | "唔好望。轉頭。"(보지 마. 고개 돌려.)
배달 청년이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보온백에 얼굴을 반쯤 묻었다. 어깨가 흔들리고 있었다. 헤드폰 대학생은 이미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켰다가 노부인의 시선을 받고 다시 껐다. 7은 그 모든 것을 시야 끝으로 포착하면서 — 나디아를 봤다. 이 여자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정면의 층수 표시등을 보고 있었다. 5층. 6층.
7 | "Nadia."(나디아.)
Nadia | "You've been saying 'next week' for eleven months."(11개월째 '다음 주'라고 하고 있잖아.)
7 | "I am going to—"(나 진짜——)
Nadia | "You left your ring in the drawer again. Third time this month."(반지 또 서랍에 두고 나왔지. 이번 달 세 번째야.)
7의 입이 완전히 닫혔다. 그녀가 지금 즉석에서 만들어낸 디테일의 정밀도가 — 지나치게 높았다. 서랍. 이번 달 세 번째. 숫자를 붙이는 순간 거짓말이 증언이 된다는 것을 이 여자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알고서 하고 있었다. 7의 흉곽 안쪽에서 뭔가가 뒤집혔다. 절반은 순수한 재앙이었고, 절반은 — 인정하기 싫었지만 — 감탄이었다.
아주머니의 장바구니가 7의 정강이를 쳤다. 우연이 아니었다.
장바구니 아주머니 | "冇陰功囉。個女仔咁後生。"(천벌 받을 놈. 저 아가씨는 이렇게 젊은데.)
7 | "阿姨,你聽我講——"(아주머니, 제 말 좀 들어보——)
노부인 | "唔使講。你嗰塊面已經講晒。"(말할 필요 없어. 네 얼굴이 다 말하고 있으니까.)
7이 천장을 올려다봤다. 형광등이 깜빡였다. 그는 3.2초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 3.2초 동안 인생의 몇 가지 선택지를 검토했다. 계속 부인한다 — 실패 확률 100%. 침묵한다 — 유죄 확정. 남은 것은 하나였다. 7 특유의, 판이 이미 망가졌으면 판째로 엎어버리는 방식.
그가 벽에서 등을 뗐다. 나디아 쪽으로 반 발짝 다가섰다. 그리고 아주 낮고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이번에는 그가 엘리베이터 전원이 들을 수 있는 음량을 계산해서 말했다.
7 | "You're right, baby. I'll tell her tonight. And the other two."(네 말이 맞아, 자기. 오늘 밤에 말할게. 나머지 둘한테도.)
엘리베이터 안의 산소 농도가 체감상 20% 감소했다. 노인이 헛기침을 했고 노부인이 남편의 팔을 붙잡았다. 배달 청년이 결국 소리 내어 웃었다가 급히 기침으로 위장했다. 아이 엄마가 아이의 두 귀를 손바닥으로 막았다. 아주머니는 이번엔 장바구니를 들지도 않고 그냥 7을 노려봤는데, 그 눈빛에는 광둥어로 옮길 수 없는 종류의 경멸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나디아는 —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흰 눈동자가 7의 얼굴을 정면으로 받았다. 삐뚤어진 미소가 한쪽 입꼬리에 걸렸다. 판을 엎으면 같이 엎어주는 것이 그녀의 규칙이었다.
Nadia | "Three. You told me two."(셋이라고. 나한텐 둘이라고 했잖아.)
7 | "...I rounded down."(...반올림 안 하고 내림했어.)
8층. 9층. 문이 열렸다.
여덟 명 중 다섯 명이 9층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갔다. 원래 9층에 볼일이 있었던 사람은 그중 둘뿐이었다. 나머지 셋은 그냥 그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장바구니 아주머니는 내리기 직전 나디아의 팔뚝을 두 번 두드렸다. 위로였다. 그리고 광둥어로 마지막 조언을 남겼다.
장바구니 아주머니 | "阿妹,聽阿姨講。呢啲男人唔會變㗎。快啲甩咗佢啦。"(아가씨, 아줌마 말 들어. 이런 남자는 안 변해. 빨리 차버려.)
나디아는 광둥어를 이해했다. 이해했다는 사실을 7 앞에서 드러내지 않기로 결정한 지 꽤 되었으므로, 그녀는 그냥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 끄덕임이 아주머니에게는 '알겠어요'로, 7에게는 '뭐라는 거야'로 해석되도록. 아주머니는 만족한 얼굴로 사라졌다.
복도에 둘만 남았다. 시멘트 바닥에 물걸레 자국이 마르다 만 채 얼룩져 있었고, 형광등 아래로 시약 도매점의 낡은 간판이 걸려 있었다. 7은 두 손을 카고 팬츠 주머니에 찔러 넣고 나디아를 내려다봤다. 그의 얼굴에는 화가 나 있어야 마땅한 표정 대신, 어처구니없음과 웃음이 반반으로 섞여 있었다.
7 | "Okay. What the hell was that."(좋아. 방금 그건 대체 뭐였어.)
Nadia | "Controlled observation. Sample size eight, sealed volume, no escape route. Social pressure at maximum. I wanted to see how many seconds it takes for strangers to assign moral guilt based on a single sentence."(통제된 관찰이야. 표본 여덟, 밀폐 용적, 탈출 경로 없음. 사회적 압력 최대치. 낯선 사람들이 문장 하나로 도덕적 유죄를 부여하는 데 몇 초가 걸리는지 보고 싶었어.)
7 | "And?"(그래서?)
Nadia | "One point four seconds. Faster than I estimated. The variable was your face."(1.4초. 예상보다 빨랐어. 변수는 네 얼굴이었어.)
7 | "My face."(내 얼굴.)
Nadia | "Scar tissue on the right side. Statistically, people assign guilt to asymmetrical faces 23% faster. Your existence contaminated the control group."(오른쪽 흉터 조직. 통계적으로 사람들은 비대칭 얼굴에 23% 더 빨리 유죄를 부여해. 네 존재가 대조군을 오염시켰어.)
7이 웃었다. 흉곽 안쪽에서 밀려 나오는 종류의 웃음이었다. 복도 벽에 손바닥을 짚고 고개를 숙인 채 한참 어깨를 흔들었다. 자기 얼굴이 사회적 유죄 판정 가속 변수로 분류되는 경험은 인생에서 처음이었고, 그것을 이렇게 진지한 어조로 통보받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는 웃음이 잦아들 무렵 몸을 세우고 나디아를 봤다. 흰 눈동자가 그를 관찰하고 있었다. 방금 그 웃음의 지속 시간과 호흡 간격까지 세고 있었을 것이다.
7 | "You could've just said you wanted to embarrass me."(그냥 나 망신 주고 싶었다고 하면 되잖아.)
Nadia | "That would be an unfalsifiable claim."(그건 반증 불가능한 주장이야.)
7 | "That's a yes."(그거 예스잖아.)
나디아는 대답하지 않고 시약 도매점 쪽으로 걸어갔다. 발소리가 거의 나지 않았다. 소독용 에탄올과 차가운 민트 냄새가 복도의 눅눅한 공기 사이로 얇은 궤적을 그었다. 7은 그 뒷모습을 2초쯤 보다가 따라 걸었다. 정강이가 아직 얼얼했다. 장바구니 모서리가 정확히 경골을 쳤었다.
7 | "For the record, I don't have a wife. Or two. Or three."(참고로 말하는데, 나 아내 없어. 둘도 셋도.)
Nadia | "I know."(알아.)
7 | "Then why the drawer? The ring? Third time this month?"(그럼 서랍은 뭐고 반지는 뭐고 이번 달 세 번째는 뭔데?)
Nadia | "Specificity increases credibility by a factor of four. Vague lies are dismissed. Numbered lies become testimony."(구체성은 신빙성을 네 배로 높여. 모호한 거짓말은 기각돼. 숫자가 붙은 거짓말은 증언이 되고.)
7이 걸음을 멈췄다. 그녀도 두 걸음 뒤에 멈춰 섰다. 그는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여자가 방금 4.2세제곱미터 안에서 여덟 명의 도덕 판단 회로를 3초 만에 재배선했다는 사실이 — 순수하게, 직업적으로, 무서웠다. 그리고 무서운 것이 어째서 재미있는지는 3년째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7 | "Remind me never to piss you off in a confined space."(밀폐 공간에서는 절대 너 열받게 하지 말자고 나한테 상기시켜 줘.)
Nadia | "Noted."(기록했어.)
그때 7의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두 번. 세 번. 네 번. 그는 눈을 감았다. 이 리듬을 알고 있었다. 좋은 소식일 때는 진동이 한 번에 그친다.
Bro, what did you do in a Wan Chai elevator lmao. There's a video on a HK forum, 4k views already
Title's "Exposing a Scumbag." I'm dying
Face is blurred but the scar punched right through the blur
지워.
7은 화면을 3초간 응시했다가 주머니에 도로 밀어 넣었다. 밀어 넣는 동작이 평소보다 0.8초 느렸고, 그 0.8초 안에 그의 연회색 눈동자가 복도 끝에서 시약 도매점 간판을 읽고 있는 나디아의 뒷모습을 한 번 스쳤다. 흉터가 모자이크를 뚫었다는 문장이 망막에 찍혀 있었다. 목의 절단 봉합 흉터. 얼굴 오른쪽의 화상 조직. 모자이크 알고리즘이 처리할 수 없는 종류의 특징들이었다. 그것은 정보 보안의 문제이기 이전에 — 자신의 신체가 익명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물리적 사실이었고, 그 사실을 방금 지하 커뮤니티의 4천 명이 확인한 셈이었다.
나디아는 시약 도매점 앞에 서서 유리 너머를 훑고 있었다. 그녀의 흰 눈동자가 진열된 시약병의 라벨을 좌에서 우로 스캔하는 동작은 평소와 동일했다. 등 뒤에서 7의 호흡이 미세하게 바뀐 것을 감지했으나,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7이 먼저 말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 가게가 열려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쪽이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7 | "Hey."(야.)
목소리가 복도 벽에 짧게 반사되었다. 나디아는 유리에 비친 그의 윤곽을 보았다. 189센티미터의 그림자가 형광등 아래 기울어져 있었고, 한 손이 뒷목을 잡고 있었다. 스트레스 지표. 그녀는 비로소 몸을 반쯤 돌렸다.
Nadia | "The store's closed. Wednesday half-day. We need to come back Friday."
(가게 닫았어. 수요일 반일 영업. 금요일에 다시 와야 해.)
7 | "That's not what I—forget the store. Did you plan that? The elevator."
(내가 말하려는 건 그게 아니라 — 가게 됐고. 그거 계획한 거야? 엘리베이터.)
나디아의 입꼬리가 삐뚤어졌다. 비대칭 미소. 이 표정이 나올 때 7은 답을 이미 알고 묻는 것이고, 나디아는 답을 알면서도 다른 답을 줄 준비가 된 것이었다.
Nadia | "Define 'plan.'"
('계획'을 정의해.)
7 | "Okay, so yes. You walked into a sealed metal box with eight strangers and decided, 'Today I'm going to make this man look like Hong Kong's biggest piece of shit.' That was the plan."
(그래, 그러니까 맞잖아. 초면인 사람 여덟 명이 들어찬 철제 밀폐 상자 안에 들어가서, '오늘 이 남자를 홍콩 역사상 최악의 쓰레기로 만들겠다'고 결심한 거야. 그게 계획이었지.)
Nadia | "Incorrect. The hypothesis was about collective moral inference speed, not your reputation."
(틀려. 가설은 집단 도덕 추론 속도에 관한 것이었어. 네 평판이 아니라.)
7 | "My reputation is currently on a Hong Kong forum with four thousand views, Nadia. Because of your hypothesis."
(내 평판이 지금 홍콩 커뮤니티에 조회수 4천으로 올라가 있어, 나디아. 네 가설 때문에.)
나디아의 손가락이 멈추었다. 두드리던 리듬이 아니라 — 패드를 잡고 있던 손가락 전체가 0.2초간 경직되었다. 영상. 그녀의 가설 설계에 영상 촬영이라는 변수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밀폐 공간 내 표본 여덟 명의 반응을 관찰하고 폐기하는 1회성 실험이었다. 엘리베이터 내부에 CCTV가 작동 중인지는 확인했으나 — 여덟 명 중 한 명이 개인 기기로 녹화하고 있을 가능성을 계산에서 누락했다.
오류.
그녀의 흰 눈동자가 7을 정면으로 받았다. 눈동자에 감정이 실리지 않았으나, 턱 근육이 0.3밀리미터 수축했다. 나디아 스미르노바가 실수를 인지했을 때 나타나는 미세 표정이었다. 이 표정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W.W. 내에서 손에 꼽았고, 7은 그 안에 들어 있었다.
7 | "You didn't account for cameras."
(카메라를 계산 안 했지.)
Nadia | "...The probability of a civilian recording a mundane elevator interaction was below 2%. Statistically negligible."
(...민간인이 평범한 엘리베이터 상호작용을 녹화할 확률은 2% 미만이었어. 통계적으로 무시 가능해.)
7 | "Mundane. You called a married man out for cheating in front of eight people. In Cantonese territory. Where gossip travels faster than nerve gas. 'Mundane.'"
(평범하다고. 여덟 명 앞에서 유부남의 불륜을 폭로했는데. 광둥어 지역에서. 소문이 신경가스보다 빠르게 퍼지는 동네에서. '평범하다.')
나디아는 0.8초간 침묵했다. 그 0.8초 동안 여러 가지를 계산했다. 영상의 확산 속도, 7의 신원이 특정될 확률, W.W.의 보안 프로토콜 위반 가능성, 0이 이것을 알게 될 경우의 시나리오. 결론은 — 모자이크가 적용되어 있다는 점에서 즉각적 신원 노출 위험은 낮았으나, 흉터의 특이성으로 인해 W.W. 관련자가 볼 경우 식별 가능했다. 그리고 9가 이미 보았다.
Nadia | "How many people have seen it."
(몇 명이 봤어.)
7 | "Four thousand as of two minutes ago. And Nine. Which means by now, probably Eight. Which means by tonight, the entire base."
(2분 전 기준 4천 명. 그리고 9. 그러니까 지금쯤 아마 8도. 그러니까 오늘 밤이면 기지 전체.)
7은 벽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꼈다. 선글라스가 목깃에 걸려 있어 연회색 눈동자가 완전히 노출된 상태였다. 그 눈이 나디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화가 난 눈은 아니었다. 화가 났다면 목소리가 더 낮아졌을 것이다. 지금의 톤은 — 어이가 없되, 그 어이없음의 원인이 나디아라는 사실에 이미 체념한 사람의 톤이었다. 3년간 축적된 체념이었다.
Nadia | "I'll request Two to scrub the upload. Server-side deletion. Thirty minutes."
(2한테 업로드 삭제 요청할게. 서버 쪽 삭제. 30분이면 돼.)
7 | "You're going to ask Two? The guy who once leaked Four's search history as a 'network security drill'? That Two?"
(2한테 부탁한다고? 한번은 4의 검색 기록을 '네트워크 보안 훈련'이라면서 유출했던 그 2?)
Nadia | "He's the only EWAR tech we have."
(우리한테 있는 유일한 전자전 기술자야.)
7 | "Great. So my public humiliation goes through the guy who thinks doxxing is a hobby."
(좋겠다. 그래서 내 공개 망신이 독싱을 취미로 하는 놈 손을 거치는 거야.)
나디아는 패드를 꺼내 2에게 메시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 화면의 빛이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아래에서 비추었고, 흰 눈동자가 텍스트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7은 그녀가 메시지를 치는 동안 팔짱을 푼 채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완차이 상가 건물 9층 복도의 천장은 콘크리트에 균열이 가 있었고, 누수 자국이 지도처럼 퍼져 있었다. 그는 4.2초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4.2초 동안 9의 메시지를 다시 떠올렸다. 『제목이 渣男現形記래. 번역하면 쓰레기남 실체 폭로기.』 그리고 『얼굴은 모자이크 됐는데 흉터가 모자이크를 뚫음.』
흉터가 모자이크를 뚫는다.
그것은 웃긴 문장이었다. 객관적으로. 7은 웃었다. 뜻밖의 타이밍이었다. 자기 신체의 비대칭성이 디지털 익명화 알고리즘까지 무력화시킨다는 사실이 — 분노를 넘어서 우스웠다. 입을 가리지 않고 웃었다. 복도에 짧고 낮은 웃음이 울려 퍼졌고, 형광등이 깜빡이는 주기와 그의 호흡이 우연히 겹쳤다.
나디아가 고개를 들었다. 손가락이 패드 위에서 멈췄다. 7이 웃고 있었다. 민망해서도 아니고, 능청을 부리는 것도 아니고, 진짜로 우스워서 웃고 있었다. 그의 흉곽이 움직이는 폭과 속도, 안면 근육의 수축 패턴, 호흡 간 간격 — 전부 자발적 쾌감 반응의 지표였다. 나디아의 분석 체계가 그 데이터를 수집했고, 수집된 데이터는 — 그녀의 가슴팍 어딘가를 미세하게 눌렀다. 정량화할 수 없는 압력이었다.
7 | "Okay. You know what the worst part is?"
(좋아. 제일 최악인 게 뭔지 알아?)
Nadia | "The scar penetrating the mosaic filter."
(흉터가 모자이크 필터를 관통한 것.)
7 | "No. The worst part is that the old lady hit me with her shopping bag. Twice. My shin still hurts."
(아니. 제일 최악인 건 아줌마가 장바구니로 나를 쳤다는 거야. 두 번. 아직도 정강이가 아파.)
나디아의 어깨가 움직였다. 미세하게. 0.3초간의 진동. 소리는 나지 않았다. 그러나 7은 그것을 보았다. 이 여자가 웃을 때 — 소리 대신 어깨로 웃는다는 것을 3년째 관찰해 온 결과였다. 그리고 그 어깨의 떨림이 나타나면, 아무리 형편없는 상황이라도 7은 자신이 손해를 본 것 같지 않았다.
Nadia | "Deserved."
(당연한 거야.)
7 | "'Deserved'? I'm the victim here."
('당연하다고?' 여기서 피해자는 나인데.)
Nadia | "You escalated. 'And the other two.' That was your addition."
(넌 확전시켰어. '나머지 둘한테도.' 그건 네가 추가한 거야.)
7 | "Because you backed me into a corner! What was I supposed to say? 'Actually, she's my coworker who once poisoned me for science and I still let her sleep in my bed'? That's worse!"
(네가 나를 궁지로 몰았으니까! 뭐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사실 저 여자는 한번 과학이라는 명목으로 나한테 독을 탄 동료인데 아직도 내 침대에서 재워주고 있습니다'? 그게 더 나빠!)
나디아의 삐뚤어진 미소가 조금 더 깊어졌다. 그녀의 흰 눈동자가 7을 올려다보았다. 높이 차이 24센티미터. 그 높이 차이가 이 순간에는 — 아무런 역학적 의미도 갖지 못했다. 7은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이 여자가 자기를 3년째 실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과, 그러면서도 자기가 피를 흘리면 주머니에서 알코올 솜을 꺼내는 사실과, 방금 자기를 홍콩 최악의 쓰레기로 만들어 놓고도 30분 안에 서버에서 삭제하겠다고 즉각 움직이는 사실 사이의 모순을 —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었다.
풀지 못하는 것이 3년째 재미있었다. 그것이 문제였다.
7의 주머니에서 다시 진동이 울렸다. 이번에는 길었다. 통화.
7은 화면을 봤다. 4. 디터. 그는 눈을 감았다. 4가 전화를 건다는 것은 — 문자로 담을 수 없을 만큼의 욕설이 축적되었다는 뜻이었다. 7은 통화 버튼 위에 엄지를 올렸다가, 나디아를 한 번 봤다.
7 | "If I die on this call, you're writing my obituary."
(이 전화 받다가 죽으면 네가 내 부고 써.)
Nadia | "I'll include the subscriber count."
(구독자 수도 넣어줄게.)
7 | "Which one? The OnlyFans or the forum?"
(어느 쪽? 온리팬스 쪽이야 포럼 쪽이야?)
나디아는 대답 대신 등을 돌렸다. 패드에 2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마저 작성하기 위해서였다. 7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4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터져 나왔다. 복도 전체에 울릴 만큼의 음량이었다.
Four | "Seven. I'm going to ask you one question and you're going to answer in three words or less. Was that you on the Wan Chai forum."
(7. 질문 하나 할 테니까 세 단어 이내로 대답해. 완차이 포럼에 올라온 거 너야.)
7 | "Define 'that.'"
('그게' 뭔데.)
Four | "The video titled 'Exposing a Scumbag' where a man with a burn scar covering half his face gets publicly accused of adultery by a woman with white eyes in an elevator. That. Was that you."
('쓰레기남 실체 폭로기'라는 제목으로 얼굴 반쪽에 화상 흉터가 있는 남자가 엘리베이터에서 흰 눈의 여자한테 공개적으로 불륜 추궁을 당하는 영상. 그거. 너 맞아.)
7은 한 박자 쉬었다.
7 | "Technically—"
(엄밀히 말하면—)
Four | "I'll take that as a yes. What the fuck is in your skull instead of a brain? Isn't that woman 12? You really— fuck, I'm too annoyed. I can't do this call. Hanging up."
(그거 '네'로 받아들이겠어. 씨발, 대가리에 뇌 대신 뭐가 찬 거야? 그 여자 12 아냐? 너 진짜—아, 짜증나. 짜증나서 전화를 못 하겠네. 끊는다.)
통화가 끊겼다.
복도에 정적이 내렸다. 형광등이 깜빡였다. 7은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고 3초간 서 있었다. 그리고 깊이, 아주 깊이, 숨을 내쉬었다. 어깨가 내려갔다. 팔이 옆으로 처졌다. 그 모습이 — 전장에서 총상을 입은 직후의 병사보다는, 동네에서 아이들에게 공을 맞고 서 있는 어른에 가까웠다.
Nadia | "Prognosis?"
(예후는?)
7 | "Terminal. I'm socially dead. The scar survived a mosaic filter. Four called me. Nine is probably making memes as we speak. And somewhere in this building, a grandmother thinks I have three wives."
(말기야. 사회적으로 죽었어. 흉터가 모자이크 필터에서 살아남았고. 4가 전화했고. 9는 지금쯤 밈을 만들고 있을 거고. 그리고 이 건물 어딘가에서 할머니 한 분이 내가 아내가 셋이라고 믿고 계셔.)
나디아의 어깨가 다시 떨렸다. 이번에는 — 조금 더 오래. 0.7초. 진폭이 더 컸다. 7은 그것을 보았다. 자기가 사회적으로 사망한 상황에서 이 여자의 어깨가 떨리는 것을 보고 있었고, 그 떨림이 자기에게 일으키는 감정을 명명하지 못한 채 — 그냥 가지고 있었다.
나디아가 패드를 들어 보였다. 화면에 2에게 보낸 메시지와 '확인' 답신이 표시되어 있었다.
Nadia | "Two accepted. Server-side scrub in twenty-eight minutes. The video, all cached copies, and the thread will be purged."
(2가 수락했어. 28분 내 서버 측 삭제. 영상, 모든 캐시 사본, 스레드 전부 소거될 거야.)
7 | "And the grandmother's memory?"
(그리고 할머니 기억은?)
Nadia | "Outside my operational scope."
(내 작전 범위 밖이야.)
7이 웃었다. 짧게, 건조하게, 그리고 — 뒤에 숨긴 안도가 배어 나오는 종류의 웃음이었다. 그는 벽에서 등을 뗐다. 반 발짝 나디아 쪽으로 다가섰다. 거리 0.5미터. 그녀의 에탄올과 민트 냄새가 닿는 거리.
7 | "Next time you want to run a social experiment, use Oscar. He'd love it. He'd probably volunteer."
(다음에 사회 실험 하고 싶으면 오스카를 써. 걔가 좋아할 거야. 자원할 거야 아마.)
Nadia | "Oscar's facial structure is symmetrical. The data would be contaminated by positive bias. Your face provides a more controlled variable."
(오스카의 안면 구조는 대칭이야. 긍정적 편향으로 데이터가 오염될 거야. 네 얼굴이 더 통제된 변수를 제공해.)
7의 입이 벌어졌다가 닫혔다. 열렸다.
7 | "Did you just say my scarred face is more scientifically useful than Oscar's pretty face."
(방금 내 흉터 얼굴이 오스카 예쁜 얼굴보다 과학적으로 더 유용하다고 한 거야.)
Nadia | "Yes."
(응.)
7 | "...I genuinely don't know if that's an insult or a compliment."
(...진심으로 그게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어.)
Nadia | "It's data."
(데이터야.)
7은 3.1초간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나디아의 흰 눈동자가 올려다보고 있었다. 복도의 형광등이 깜빡이는 사이, 두 사람의 그림자가 겹쳤다가 분리되었다가 다시 겹쳤다. 7의 입꼬리가 비대칭으로 올라갔다. 선글라스를 벗은 얼굴의 그 미소는 — 3년 전 처음 만났을 때와 동일한 구조였지만, 지금은 그 안에 3년치의 누적이 쌓여 있었다.
7 | "Fine. I'm your controlled variable. But next time, at least warn me before you detonate my social life in a four-by-four metal box."
(좋아. 나는 네 통제 변수야. 하지만 다음에는 적어도 4 곱하기 4 철상자 안에서 내 사회생활을 폭파하기 전에 경고는 해 줘.)
Nadia | "No. Then the cortisol spike wouldn't be authentic."
(싫어. 그러면 코르티솔 급등이 진짜가 아니게 돼.)
7 | "Of course. My stress hormones need to be organic."
(물론이지. 내 스트레스 호르몬은 유기농이어야 하니까.)
나디아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돌아서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시약 도매점이 닫혀 있으니 더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발소리가 없었다. 에탄올과 민트 냄새가 궤적을 남겼다. 7은 그 궤적을 따라 걸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그가 먼저 눌렀다. 아래쪽 화살표.
기다리는 동안 둘 다 말하지 않았다. 형광등이 깜빡였다. 어딘가에서 국숫집의 기름 냄새가 올라왔다. 7은 나디아의 옆에 서서 — 아까 그 엘리베이터와 같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 자기가 이 여자 때문에 오늘 하루 동안 잃은 것과 얻은 것의 목록을 머릿속에서 대조했다.
잃은 것: 자존심, 사회적 평판(일시적), 정강이 무결성.
얻은 것: 나디아 스미르노바가 웃는 어깨를 두 번 본 것.
수지가 맞았다. 의심의 여지 없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문이 열렸다. 안에 아무도 없었다. 나디아가 먼저 들어갔다. 7이 뒤따랐다. 문이 닫히기 직전, 7이 입을 열었다.
7 | "For the record, if you ever actually need me to tell someone about you—"
(참고로 말하는데, 만약에 네가 진짜로 누군가한테 네 얘기를 해야 할 때가—)
문이 닫혔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디아는 7을 보지 않았다. 층수 표시등을 보고 있었다. 9. 8. 7. 그녀의 창백한 손가락이 패드 가장자리를 한 번 두드렸다. 분석 중의 습관적 리듬.
Nadia | "Finish the sentence."
(문장 끝내.)
7 | "I wouldn't need three words. One would do."
(세 단어도 필요 없어. 하나면 돼.)
- 5.
나디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층수 표시등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보고 있었다. 4. 3. 엘리베이터 케이블이 삐걱거렸다. 그녀의 맥박이 — 왼손 요골동맥에서 — 3bpm 상승한 것을 자각했다. 3bpm. 단음절 하나도 아닌, 완성되지도 않은 문장 하나에.
비효율적이었다.
1층. 문이 열렸다. 습기와 매연과 국수 냄새가 밀려들었다. 나디아가 먼저 나갔다. 7이 뒤따랐다. 그는 선글라스를 집어 눈에 올렸다. 완차이의 오후 햇살이 비뚤어진 건물 사이로 쏟아지고 있었고, 흉터 위로 빛이 번졌다. 4천 조회수의 쓰레기남. 그 타이틀이 서버에서 삭제되기까지 27분.
나디아가 걸었다. 7이 옆에 걸었다. 보폭이 달랐다. 그녀의 두 걸음이 그의 한 걸음 반이었다. 아무도 맞추지 않았다. 맞추지 않는 것이 이 두 사람의 보행 방식이었고, 그럼에도 둘 사이의 거리는 일정했다. 0.4미터. 냄새가 닿는 거리. 에탄올과 민트. 담배와 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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