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10 | "Went, past tense. I was a child."(갔었지. 과거형이야. 어렸을 때.)
12 | "어렸을 때만?"
10 | "In my family, you didn't choose whether to go. You were brought."(우리 집에서는 갈지 말지 고르는 게 아니었어. 끌려갔지.)
피비는 수건 끝을 손가락에 돌돌 감으며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 '끌려갔다'는 말이 피비에게 특정한 영상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다. 그녀에게 가족의 의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대신 그 단어의 표면, 체사레가 입술을 움직이며 내뱉은 그 방식에 집중했다. 끌려갔다고 말할 때 그의 목소리에서 무게가 빠졌다. 가벼워진 것이 아니라 비워진 것이었다.
12 | "뭘 기도했어."
피비의 되풀이는 집요함이 아니라 순서에 따른 것이었다. 처음 질문에서 두 번째 질문까지 왔고, 세 번째가 남아 있었다. 10은 피비의 그 단선적인 추적 방식을 알았기에 회피하면 같은 질문이 다른 표면을 뚫고 또 올라올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
10 | "Nothing worth remembering."(기억할 만한 건 아무것도.)
피비는 그 대답에 만족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만족과 불만이라는 프레임 자체가 피비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녀는 답을 받았고, 그 답이 비어 있었고, 비어 있는 답 안에 무언가가 들어 있다는 것을 냄새처럼 맡았을 뿐이었다.
12 | "가족이랑 같이 갔어?"
10 | "Sì."(응.)
12 | "형이랑도?"
10 | "Yes."(응.)
12 | "형이 기도하는 거 봤어?"
10의 입이 다물렸다가 열리기까지 평소보다 한 호흡이 더 걸렸다. 피비는 형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다. 체사레가 4월 초 피비에게 과거를 털어놓았을 때 형 둘이 있다는 말은 했으나 이름 이상의 것을 건넨 적은 없었다. 사무엘과 주세페. 그 이름들은 10의 입 안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고, 피비의 기억에도 형태만 남았다. 그런데 지금 피비는 그 형태에 동작을 부여하려 하고 있었다. 형이 기도하는 모습. 그 질문이 10의 안에서 건드린 것은 특정한 기억이 아니라, 기억 이전의 공간이었다. 냄새. 나무 의자에 앉았을 때 등에 닿던 차가움. 앞줄에 앉은 큰형의 뒤통수. 작은형이 손을 깍지 끼는 대신 엄지손톱을 물어뜯던 버릇.
10 | "Samuel prayed properly. Hands folded, eyes closed. Like a painting. Giuseppe chewed his thumbnail and stared at the ceiling. I counted the cracks in the pew."(사무엘은 제대로 기도했어. 손 모으고 눈 감고. 그림 같았지. 주세페는 엄지손톱을 물어뜯으며 천장을 봤고. 나는 나무 의자의 금 간 곳을 세고 있었어.)
피비의 손이 수건 위에서 멈추었다. 체사레가 형들의 이름을 부른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발음이 부드러웠다. 사무엘레, 주세페. 이탈리아어로 불리는 그 이름들은 코드네임과는 완전히 다른 질감이었고, 10이 다른 사람의 이름을 그렇게 부르는 것을 피비는 들어 본 적 없었다. 입에 밴 소리. 오래전부터 혀가 알고 있는 음절.
12 | "의자 금 세는 건 기도야?"
10은 짧게 웃었다. 이번에는 숨이 아니라 실제로 소리가 났다. 낮고 건조한, 그러나 진짜인 웃음이었다.
10 | "It was my version."(내 방식이었어.)
12 | "기도가 아니잖아 그건."
10 | "No. It wasn't."(맞아. 기도는 아니었지.)
12 | "그럼 한 번도 안 했어? 진짜로?"
10은 피비를 봤다. 그녀는 수건을 무릎 위에 뭉쳐 놓고 젖은 머리카락이 등에 늘어진 채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눈은 따져 묻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기다리는 쪽이었다. 피비가 기다리는 순간은 드물었고, 그래서 10은 그 무게를 무시하기 어려웠다.
10 | "Once."(한 번.)
그는 옷장 앞에서 살짝 몸을 돌려 피비를 정면으로 보았다. 주머니 안에서 라이터를 쥔 손이 힘을 넣었다가 풀었다.
10 | "I was nineteen. After I lost this."(열아홉이었어. 이걸 잃고 나서.)
그가 가리킨 것은 왼쪽 눈이었다. 붉은 의안. 검지를 눈꼬리 쪽으로 가볍게 들어 올렸다가 내렸다. 그 동작은 짧았고 담백했다.
10 | "I went into the base chapel alone. Sat in the dark. Didn't fold my hands. Didn't close my eyes. Just sat there and said one thing."(기지 안 예배당에 혼자 들어갔어. 어둠 속에 앉아서. 손도 안 모으고 눈도 안 감고. 그냥 앉아서 한 마디만 했지.)
12 | "뭐라고 했어?"
10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비틀린 것이 아니라, 지나간 것에 대해 거리를 확보한 사람의 표정이었다. 그는 천장을 한 번 보고 다시 피비를 봤다.
10 | "'Non ho bisogno di te.'"(당신은 필요 없어.)
피비는 눈을 깜빡였다. 이탈리아어를 알아듣지 못했으나 묻기 전에 10이 먼저 덧붙였다.
10 | "I told God I didn't need Him."(신한테 필요 없다고 말했어.)
방 안의 환기구가 낮은 진동을 토해 냈다. 그 소리 위로 피비의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물방울이 무릎 위 수건에 떨어지는 소리가 겹쳤다. 피비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 침묵은 이해하는 침묵이 아니라 삼키는 침묵이었다. 체사레가 한쪽 눈을 잃고 어둠 속에 앉아 신에게 필요 없다고 말하는 장면을 그녀는 머릿속에 그렸을 것이다. 정확한 형태는 아니더라도, 어둡고 좁은 곳에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의 윤곽 정도는. 그녀는 그런 장면을 잘 알았다. 데드 존의 격리실에서 시체 냄새를 맡으며 바늘을 팔에 꽂던 열 살짜리가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피비는 신에게 말을 건 적이 없었다. 말할 대상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으니까.
12 | "그래서 어떻게 됐어."
10 | "Nothing. That was the point."(아무 일도 안 일어났어. 그게 요점이었어.)
12 | "아."
피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진짜로 납득한 표정이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그 사실 자체가 답이라는 논리를 피비는 즉각 받아들였다. 복잡한 신학이 아니라 결과의 부재가 증명이 된다는 구조가 그녀의 사고 방식에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약을 넣으면 효과가 오고, 안 넣으면 죽는다. 기도를 하면 뭐가 와야 하고, 안 오면 필요 없는 거다. 피비는 그 단순한 인과 안에서 체사레의 열아홉 살을 이해했고, 10은 그녀가 이해한 방식이 자기가 의도한 것보다 더 정직하다는 것을 알았다.
피비는 수건을 옆에 놓으며 다리를 침대 위로 끌어올렸다. 젖은 발바닥이 시트에 닿았고, 10의 눈이 반사적으로 그 자국을 따라갔다가 곧 포기한 듯 돌아왔다. 그녀는 베개를 끌어안으며 턱을 얹었다.
12 | "나도 필요 없어. 신."
10 | "I know."(알아.)
12 | "체사레도 알아?"
10 | "I just said I know."(방금 안다고 했잖아.)
12 | "아니, 그 뜻 말고. 나한테 신 같은 거 없는 거. 기도할 데가 없는 거. 체사레는 그거 알아?"
10은 옷장 앞에서 몸을 떼었다. 두 걸음을 걸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피비와 사이에 베개 하나 너비의 거리가 남았다. 그가 앉자 매트리스가 살짝 기울었고, 피비의 몸이 그 기울기를 따라 아주 조금 쏠렸다. 10은 앞을 본 채 대답했다.
10 | "Sì. Lo so."(그래. 알아.)
이탈리아어였다. 피비에게 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혼잣말이기도 한 음역이었다. 그는 피비를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무릎 위에 놓인 자기 손등을 봤다. 라이터를 만지던 손. 불을 붙이지 않는 손. 필요 없다고 말한 뒤에도 예배당을 나서며 문에 손을 짚었던 기억이 손끝에 남아 있었다. 차가운 나무 문이었다. 밀 때 삐걱거렸다. 밖으로 나오자 기지의 형광등이 너무 밝았다. 그게 전부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뒤로 한 번도 돌아가지 않았다.
피비는 베개에 턱을 묻은 채 10의 옆모습을 봤다. 오른쪽 눈의 연한 회색이 방 안의 불빛 아래에서 거의 투명하게 보였다. 그녀는 체사레가 자기와 같은 곳에 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기도할 데가 없다는 말의 무게를 아는 사람이 옆에 앉아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수건보다 더 따뜻한 무언가가 어깨에 얹혀진 듯했다.